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자 중 하나인 실리콘카바이드(SiC) 상용화 기술에 성공한 국내 중소기업이 중국에 대량 양산 팹을 건설한다. 중국 선전에 위치한 완제(WEDGE)그룹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완제 그룹은 메이플세미컨덕터 2대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완제그룹은 현지 상장사 완제실업을 포함해 부동산, 제약, 인터넷금융 등 11개 계열사를 보유했다.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고자 최근 하이테크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설립한 메이플세미는 전력반도체를 설계·생산하는 국내 몇 안 되는 기업이다. 특히 중소기업으로 보기 드물게 전력반도체 생산 팹을 직접 운영하며 생산하는 곳은 메이플세미가 유일하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전력반도체 팹을 보유한 기업으로 차세대 전력반도체 중의 하나인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를 상용화하고 이를 다양한 사업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양산화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전력반도체의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SiC는 전력반도체에서 실리콘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차세대 재료로 각광받는다.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다이아몬드 등 여러 반도체 재료 중 재료 기술 성숙도, 공정상 용이성 등에서 SiC가 비용 대비 효율적이다.
특히 전기차용 전력반도체의 경우 차량의 무게를 줄이고 전력 변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오랜 숙제다. 한국전기연구원에 따르면 SiC 전력반도체는 전기차 전력변환 장치 무게와 부피를 30% 이상 줄여 자동차 에너지 효율을 15% 이상 높일 수 있다. 대용량 전력변환 분야(HVDC, FACTS) 등 핵심 부품을 대용량 SiC 칩으로 대체하면 연간 100억원 이상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SiC 양산 연구는 활발하다. 전기차용 SiC 분야는 일본 도요타가 유일하게 직접 칩을 설계하고 생산까지 하는 인프라를 갖췄다. 인피니언, 로옴 등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SiC 양산 기술을 연구 중이다.
메이플세미는 지난 2011년부터 한국전기연구원과 SiC를 개발하고 기술을 이전받아서 2013년 상용화에 성공하고 양산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검토하였으며 이에 대한 결과로 중국 완제그룹과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정은식 메이플세미컨덕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SiC 전력반도체는 아직 시장이 작지만 분명히 크게 성장할 것”으로 확신하며 “빨리 본격 양산에 대한 사업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세계적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투자를 제안한 중국 기업과 손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이플세미는 오는 201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SiC 신제품 프로모션도 국내외서 시작한다.
현재 국내 전력반도체 시장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산업부 전력〃에너지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번번이 낙방하면서 차세대 전력반도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은식 CTO는 “메이플세미가 SiC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여러 정부 과제와 기관 도움이 컸던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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