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익 칼럼] 다음카카오 임지훈 대표에게 거는 기대

플랫폼 사업자로써 이제는 중소기업과 상생해야...

시가총액 8조원에 이르는 다음카카오가 신임 대표로 케이큐브벤처스 임지훈 대표를 선임했다. 젊은 최고경영자를 통해 빠르고 도전적인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전문가가 수장으로 왔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임 임지훈 대표는 모바일 기업의 초기투자, 성장, 인수합병 등 전 과정을 두루 거친 것이 큰 장점이다. 엑센츄어, 보스턴컨설팅그룹, 소프트뱅크벤처스 코리아 등을 거치며 투자·컨설팅 관련 경험을 두루 쌓았고, 2012년 이후 총 52개 모바일 기업에 250억 원 넘게 직접 투자업무를 담당했다. 모바일 산업 전문가라는 측면에서 신임 임지훈 다음카카오 대표에게 거는 IT 중소·스타트업 업계의 기대는 아주 크다.

부동산 중개 앱 1위 `직방`을 서비스하는 채널브리즈는 연내 누적 다운로드 1000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맛집 정보사이트인 `식신핫플레이스`도 사용자 150만 명을 넘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서비스의 공통점은 지난 2013년 8월 네이버가 철수한 `부동산`과 `맛집` 분야에 진출한 서비스라는 점이다.

당시 네이버는 `인터넷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뜨거워지자 상생차원에서 부동산, 윙스푼(맛집정보), 윙버스(여행정보), 네이버키친(요리), 네이버쿠폰(쿠폰), 워너비(패션), 네이버굿모닝(알람) 등 7개 서비스를 중단하는 큰 결정을 내렸다. 네이버가 직접 키워온 사업을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 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보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이 되어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네이버는 7개 서비스를 철수함으로써 약 1500억원의 자체 매출을 잃었으나 벤처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고 생태계를 활성화 시킨 큰 역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일이 있은 이후부터 네이버는 기존의 기업경영 이념을 바꾸고 상생을 원칙으로 하며 아직 100%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중소기업, 골목상권 등과 함께 상생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로 성공을 거두고 후속 서비스로 대리기사 앱을 검토하면서 대리기사 업계를 중심으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나오고 있다. 대리운전연합회에서는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서비스 진출에 대해 전국의 수 백명의 대리운전 사장들과 수 만명의 콜센터 상담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 동안 높은 수수료를 내온 대리기사들은 환영하고 있지만 이 같은 파괴적 창조 비즈니스가 대리기사 업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는 좀더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카카오는 현재 수십 개의 프로젝트팀이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곧 출시할 서비스로는 타임쿠폰과 카카오오더가 있는데 이미 벤처기업들이 시장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배달, 퀵서비스, 주차, 세탁 등 다양한 분야의 O2O 사업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더욱더 가중될 전망이다.

다음카카오의 현재 상황에서 새로 부임하는 임지훈 대표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혁신이라기보다는 확장에 가깝고 기존 사업자들과 상생보다는 직접 사업을 하며 시장에서 충돌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가 과거에 했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이다.

임지훈 대표가 이끄는 다음카카오가 플랫폼 사업자로써 혁신을 통해 새로운 장을 열고 수많은 중소벤처기업들과 상생·협력하며, 벤처 생태계를 육성하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모바일 리더 기업으로 성장해 나아가기를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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