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우리나라 휴대폰에 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할 전망이다. 세이프가드 조치 방안 중 휴대폰 수입관세 인상이 유력하다. 최종적으로 세이프가드 조치가 취해지면 10월부터 우리 휴대폰 수출에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전선에 돌발 악재가 터진 셈이다. 국내 기업의 현지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약 60%로 추산된다. 지난해 터키가 수입한 우리나라 휴대폰은 62만3823대(약 1억7900만달러)로 집계됐다.
터키 휴대폰 시장은 상대적으로 미국·중국·유럽에 비해 작다. 과거 마늘파동처럼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다. 터키를 본보기 삼아 우리나라 기업을 견제하는 제2, 제3 국가가 등장할 개연성이 높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와 기업의 치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는 우선 이번 조치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세이프가드 발동 전에 외교력도 총동원해야 한다. 외교채널을 통해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플랜B도 준비해야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제2, 제3의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 조치가 요구된다. 무역마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협상력도 높여야 한다.
터키의 세이프가드 조치 결정이 적절한가 여부도 따져야 한다. 조치 발동요건에 대한 면밀한 조사도 뒤따라야 한다. 자국 휴대폰 산업 보호를 위한 과도한 조치일 수도 있다. 실제 이의를 제기한 현지 기업 베스텔이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한지 1년이 되지 않았다. 터키 휴대폰 수입 연평균 증가율은 2.7%에 불과하다는 전경련 의견도 적극 피력해야 한다.
앞으로 한국 정보기술(IT) 분야를 향한 외국 기업 견제는 더욱 거세질 게 분명하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산 휴대폰 제조사를 향한 강한 압박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수출이 수개월째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에서 이 같은 악재를 미연에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