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분기 GDP 성장률 감소에도 상장기업 실적은 고공행진

일본 기업 본사가 밀집된 도쿄 도심 전경
일본 기업 본사가 밀집된 도쿄 도심 전경

일본 기업이 아베노믹스 효과에 힘입어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감소에도 상장기업 실적은 호조세다.

닛케이신문은 지난 2분기 금융사를 제외한 일본 상장기업 1532개 중 402개 업체가 역대 분기 최고 이익을 달성했다고 17일 전했다. 엔화 약세와 저유가, 관광산업 호조에 따른 결과다. 시장에서는 일본 실질 GDP 성장률이 감소했지만 기업이익 창출 능력은 높아진 것으로 풀이했다.

일본 기업 2분기 경상이익 합계는 9조엔(약 85조55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금융위기 전인 2007년 2분기 실적을 8년 만에 웃돈 수치다. 전체 매출도 작년보다 5% 증가하며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순이익 역시 28% 늘었다. 자동차와 전기, 화학 등 제조업 실적이 확대되고 내수 회복으로 통신과 철도 등 비제조업도 호조를 보였다.

기업 수익 성장을 견인한 것은 북미 시장이다. 경기가 회복하며 자동차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혼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로 세전 이익이 16% 증가했다. 히타치는 자동차 부품과 고기능 재료 사업이 북미 시장에서 성장하며 이익이 23% 증가했다. 자동차와 부품 제조사 전체 이익은 1조8601억엔(약 17조6800억원)으로 전체 사업 중 20%를 차지했다.

화학 기업도 호조를 보였다. 이익증가율이 작년 대비 47%로 집계됐다. 원유 하락에 따른 범용 화학제품 수익성 개선과 수출 증가로 인한 결과다. 미쓰이 화학은 자동차와 스마트폰용 재료도 호조를 보여 중기 계획 달성을 1년 앞당긴다고 밝혔다.

엔화약세로 관광객 증가 등 내수 수요가 늘어 비제조분야 기업 이익도 늘었다. NTT는 세전이익이 작년보다 20% 늘어났다. NTT 도코모가 서비스하는 동영상 사업 등 스마트폰용 콘텐츠 사업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투자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항공, 철도 등 기업 이익 역시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6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500만명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8% 늘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 증가가) 면제점 등 관련 사업에도 파급효과를 미쳤다”고 전했다.

한편 17일 발표된 일본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0.4%를 기록했다. 시장이 전망했던 〃0.5%는 웃돈 결과지만 3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장전문가는 향후 일본 경제회복 전망에 신중론을 견지했다. GDP 성장률 감소와 중국 경기악화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