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상은행이 아시아권 최초로 HCE(Host Card Emulation) 기반 클라우드 신용카드 상용화에 나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상은행은 유니온페이(은련), 비자카드와 손잡고 자체 HCE 클라우드 기반 신용카드 발급을 시작했다.
HCE 기술은 안드로이드 기반 어떤 애플리케이션(앱)도 근거리무선통신(NFC) 스마트카드로 대체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 대는 동작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금융기관은 카드정보를 이동통신사나 플랫폼업체와의 업무협조나 제휴 없이 바로 가상 클라우드에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어 모바일결제 사업 효율성을 제고하고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보수적인 중국 제1 은행이 HCE 기술을 자체 수용함에 따라 아시아 전역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우선 NFC 기반 결제를 채택함으로써 모바일결제 플랫폼 중심에 ‘갖다 대는’ 기술이 표준으로 등장한 점이다.
공상은행이 내놓은 HCE ‘윈즈푸 신용카드’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NFC 기능을 활성화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결제 시에도 ‘e지불’에 등록해 쇼핑 후 지불 확인을 누르고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맥도널드 등 대형 가맹점 제휴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우대 쿠폰과 대대적인 광고로 NFC 기반 결제를 홍보하는 마케팅에 착수했다.
발급도 간단하다. 클라우드 지불(윈즈푸) 개통을 선택한 후 나오는 기본정보를 확인하고 나서 은련 마크의 ‘공상은행 신용카드’ 그림을 선택하면 된다. 검증번호 입력 후 활성화를 누르면 지불카드가 즉시 개통된다. 비자카드 계열도 마찬가지다. HCE 기술 적용 외에 패턴과 지문을 활용해 보안성도 높였다.
중국 제1 은행이 NFC 기반 결제 상용화에 나섬에 따라 은련과 알리바바 등 기존 경쟁 체제에 ‘은행’이 가세하는 형국이 됐다. 물론 단기적으로 연합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은행 자체적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은련 협력사 고위 관계자는 “강력한 NFC 인프라를 바탕으로 애플페이 결제수수료까지 인하한 중국이 모바일결제 부문 최대 강국으로 부상했다”며 “중국과 세계의 핀테크 조류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국내 금융사는 중국 기업의 제2 벤더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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