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치료 기술 개발로 암환자 생존율 제고와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연구 목표입니다. 국립암센터는 연구 기반으로 월드베스트 암센터가 될 것입니다.” 국립암센터 핵심인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이은숙 소장의 말이다.
연구소는 글로벌 항암신약 개발, 항암표적 발굴 발생기전 연구, 첨단 암 진료기술과 의료기기 개발, 신기술 실용화 지원체계 구축, 암 연구·진료·사업 내비게이터 등 5대 중점 연구를 진행한다. 지금까지 축적한 기초연구 성과 바탕으로 임상에 적용할 중개연구에 주력한다.
이 소장은 유방암 치료 연구 선구자다. 유방암은 6대 암에 포함될 정도로 환자가 급증했다. 최근 40대 이하 젊은 환자도 늘어 예방 필요성이 높다. 이 소장은 “유방암 환자 중 가족성 환자 발병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인을 찾으면 예방법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 환자는 크게 유전성과 가족성 두 가지다. 유전성은 유전자적으로 유방암 발병 확률을 알 수 있지만, 가족성은 유전자적 원인이 아니어서 예측이 어렵다. 이 소장은 “미국 유명 영화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예방을 위해 절제 수술을 받았던 것도 유전성 유방암이 예측됐기 때문”이라며 “가족성 유방암은 가족 중 몇 명에게 유방암이 발병했지만 그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전체 유방암 환자 중 80%가 가족성 유방암이다.
이 소장은 가족성 유방암 환자 생활습관·식습관·신체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한다. 발병 예측이 가능한 모형을 개발, 예방 대책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유방암 환자에 맞는 맞춤의학도 연구한다. 환자 개별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개발한다. 이 소장은 “환자가 항암 치료를 하지 않고도 다른 치료로 나을 수 있다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항암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며 “환자가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치료법을 연구한다”고 전했다.
유방암 수술 후 복구 치료에 지방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방법도 연구한다. 기존 보형물을 이용한 성형수술은 기존 원형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고 자연스럽지 못하다. 지방주입술도 작은 규모의 복원은 가능하지만 큰 규모는 어렵다. 이 소장은 “다양한 분야 재생의학을 연구하는 기초연구자와 임상의사가 모여 유방암 복원 치료법을 연구한다”고 강조했다.
유방암 치료법을 포함, 연구결과는 충분한 임상실험을 거쳐 사업화한다는 것이 이 소장 목표다. 이 소장은 “연구 결과물은 대부분 기술이전으로 사업화할 수 있도록 한다”며 “연구가 실험실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병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중매·중개 연구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소장은 고려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일반외과학 대학원에서 석사·박사를 받았다.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 유방내분비암연구과장, 암예방검진센터장, 융합기술연구부장을 거쳐 2014년 10월부터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