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SaaS에 장악력 넓히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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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중소 소프트웨어(SW)기업이 기존 패키지형 SW제품을 온라인에서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형SW(SaaS)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은 다국적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플랫폼 인프라를 사용한다. 세계적으로 고른 사용자층을 확보한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하면 짧은 기간에 이용자 다수를 확보하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국적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도 가격 인하 등의 정책을 펼치며 SaaS 공급사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유명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중심의 과도한 SaaS 쏠림현상이 발생하면서 가까운 장래에 사업 주도권 또한 서비스 사업자 즉, 인프라형서비스(IaaS) 사업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일부 사업자가 폐쇄적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정책 형태로 플랫폼 의존성을 높인다는 지적도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SW기업의 SaaS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피스 SW로 유명한 한글과컴퓨터 ‘넷피스24’, 인프라웨어 ‘폴라리스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모두 AWS IaaS 플랫폼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소기업 시장 전사자원관리(ERP) 전문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를 택했다. 게임 스타트업·SW기업에서도 다국적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를 통한 SaaS 전환을 검토하거나 추진한다.

국내 SW기업이 SaaS 전환에 관심을 가지는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과 비용 절감이 있다. 다국적 클라우드 플랫폼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올리면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인력을 파견하거나 법인을 세우는 등 관련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지속적 가격 인하 정책도 한몫했다. AWS가 2006년 서비스 출시 후 50회 가까이 가격을 내린 것이 대표 사례다. KT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했던 한 임원은 “AWS를 비롯해 다국적 클라우드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가격을 내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려 한다”며 “당장 사용자에게 이익이 있지만 주도권이 클라우드 플랫폼에 넘어가는 순간 새로운 의존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SaaS를 택한 국내 SW기업은 언제든지 플랫폼을 옮겨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현재 AWS를 선택했지만 유럽 시장에 진출할 당시에는 시험용으로 IBM 소프트레이어로 서비스를 공급했다”며 “상황에 따라 필요한 플랫폼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림원소프트랩 측도 가격과 수익을 고려해 MS 애저 외 플랫폼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권이 보장된 만큼 다국적 클라우드 사업자가 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미 폐쇄적 정책으로 플랫폼 의존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감지된다. 국내에 진출한 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는 오픈소스 계열임에도 불구하고 API 폐쇄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HP 클라우드 사업부 임원은 “API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SaaS 서비스를 구축한 뒤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다”며 “한번 사용한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 체결 시 API 공개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하는 이유다.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노력도 필요하다.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결국 클라우드 시장 경쟁력을 잃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SaaS를 선택한 SW기업이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다국적 플랫폼을 택한다”며 “국내 사업자도 해외 데이터센터 확보와 서비스 확대 등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표. 2014년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자료:시너지리서치그룹>


표. 2014년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자료:시너지리서치그룹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