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에 전통문화 복합공간 조성…문화부 창조융합벨트계획

대한항공이 당초 호텔을 지으려던 서울 송현동 미 대사관 숙소 부지를 한국문화 체험 복합공간으로 조성한다. 서울 잠실 체조 경기장도 리모델링해 1만5000석 규모 다목적 공연장으로 조성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 송현동과 잠실에 신규 거점을 두 곳 추가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추진계획을 18일 밝혔다. 지난 2월 문화부가 발표한 추진계획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1만1000평에 이르는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다. 송현동 부지는 당초 주변에 학교와 고궁 시설로 둘러싸여 호텔 건립에 논란을 빚었다. 이번에 대한항공이 부지를 전통문화 복합공간으로 조성한다고 밝히면서 문화융합벨트 조성 계획에 포함됐다.

조성배 대한항공 상무는 “3~4개월 전부터 호텔 건립 계획을 바꿔 복합 문화공간 조성을 추진하게 됐다”며 “북촌과 인사동 등 주변 전통 주거와 상업공간에 어울리게 지상 5층 지하 3층 규모 문화 복합 건물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성될 시설물에는 전통 공연과 한국적인 음식은 물론이고 젊은이가 즐길 수 있는 첨단 문화 공간도 만들 계획이다. 시설물 조성에는 최고 수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축 설계 변경 이유에 조 상무는 “대한항공 그룹이 물류그룹으로서 관광 및 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그룹 모토(이념)와도 연결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잠실에 위치한 올림픽체조경기장도 문화 시설로 탈바꿈한다. 문화부는 체육진흥기금 480억원을 활용해 서울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상설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조명과 의자 등을 교체할 예정이다. 수용규모는 1만5000석에 이른다.

윤태용 문화부 콘텐츠산업실장은 “일산에 CJ E&M이 1500석 규모 K컬처 밸리 공연장을 짓지만 대규모 K팝 공연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며 “대형 공연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화, 드라마의 국내 촬영을 유도해 아시아의 대표적인 유명 관광지로 만들 구상도 선보였다.

외국 영상물을 국내에서 촬영할 때 제공하는 현금보조사업을 확대해 제작비 일부를 세액 감면하는 제도다. 이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조세특례제한법을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

최보근 문화부 콘텐츠산업국장은 “‘어벤저스’ 촬영으로 서울이 명소가 되면서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됐다”며 ”드라마나 영화에서 우리나라가 소개되는 것은 수출과 관광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오는 11월 문화창조벤처단지 개관을 통한 문화콘텐츠벤처기업 육성, 오는 2017년 인재양성기관 문화창조아카데미 개교와 일산 컬처밸리 조성 등을 계획대로 추진한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정 2기에는 어느 때보다 문화 융성 틀이 강화될 것으로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며 “문화 융성을 꼭 피우고 대한민국을 문화강국으로 도약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