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 경쟁력은 ‘미래형 창의인재’ 확보여부로 결정된다. 미래형 창의인재란 창의적 아이디어를 소프트웨어(SW)로 구현하고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력이다. 발맞춰 세계 주요국은 초중등 SW 교육 중요성을 인식했다. 정규 교육과정을 활용해 컴퓨팅 사고력을 갖춘 인재양성을 위해 경쟁 중이다. 국내에서도 오는 2018년부터 초·중·고 SW교육이 본격화된다. 창의적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전환점으로 주목된다.
국가교육과정은 주기적으로 전면 개정한다. 2009년 12월과 2011년 8월에 나눠서 발표된 2009 개정 교육과정은 2013년 중학교 1학년부터 연차적으로 시행됐다. 교육부는 지난 2014년 9월에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을 발표했다. 2015년에 각론을 확정하고 적용은 2018년부터 연차적으로 시행된다.
2000년에 실시된 제7차 교육과정에서 정보통신기술(ICT) 활용교육이 있었다. 중학교에서는 ‘컴퓨터’, 고등학교에서는 ‘정보사회와 컴퓨터’라는 선택과목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중학교에 선택과목으로 ‘정보’ 과목이 있다. 고등학교는 생활교양 영역 기술·가정교과 심화선택과목으로 ‘정보’, 과학탐구 영역 심화선택과목으로 ‘정보과학’ 과목이 운영된다. 4000여명의 정보·컴퓨터표시과목 교사가 학교 현장에 배치됐다. 하지만 2007년 ICT 활용교육지침은 폐지됐다. 2000년대 초 80%를 선회하던 선택률이 2012년 중학교 8%, 고등학교 5%로 급락했다.
미래부는 “해외에서는 교육과정 개편이 발 빠르게 진행되는 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정보 관련 교육이 오히려 쇠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정보’ 교과를 중학교 필수이수과목으로 지정했다. 고등학교에서도 ‘일반선택’ 과목으로 편성됐다. 파격적 변화는 아니지만 SW교육을 강화하는 전환점은 된다는 분석이다. 중·고등학교 ‘정보’ 과목 편재와 배치를 조정해 가능한 많은 학생이 정보적 사고 역량을 함양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큰 변화는 초·중학교에서 SW교육을 필수로 이수토록 교육과정이 개편된 것이다. 초등학교는 정보관련 교과(실과) 내용을 SW 기초소양교육 내용으로 개편했다. 기존 ICT 활용 중심 정보 단원을 SW기초 소양 중심 대단원으로 구성하고 17시간 이상 시수를 확보했다. 저작권 보호내용 등 정보 윤리 내용도 포함한다.
중학교는 ‘과학/기술·가정’ 교과군을 ‘과학/기술·가정/정보’ 교과군으로 개편했다. 과학/기술·가정/정보 교과군 시간배당 기준 34시간을 증배했다.
고등학교는 심화선택으로 분류됐던 ‘정보’ 과목을 일반선택 과목으로 전환하고 SW 중심으로 개편했다.
제대로 된 SW교육의 전제조건은 충분한 교육시간 확보다. 초등학교 정보관련 교육은 5~6학년이 대상이다. 기존 과학/실과교과 전체 시수 340시간에서 5~6학년에 배정된 실과시간은 136시간이다. 이중 정보교육은 12시간정도 확보됐다. 기존에 비해 5시간 늘어난 수준이다. 이 정도로 SW교육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중학교는 정보 교과군에 배정된 시간은 34시간이다. 1년간 주당 1시간의 수업으로 SW 교육내용을 구성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고등학교는 기존에는 보통교과의 기술·가정/제2외국어/한문/교양군 내 심화교과로 정보교과가 존재했다. 하지만 심화과목 특성상 특수목적 고등학교 등의 일부에서만 선택할 뿐 일반 학교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서 정보교과가 기술·가정과 대등한 일반선택교과로 편성되면서 학생 선택 폭이 넓어졌다.
한 전문가는 “영국이나 인도의 경우 주당 1시간 이상을 권고하며 중국은 중학교 68시간 이상, 고등학교 70시간 이상을 권고한다”며 “이 추세를 반영한다면 최소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각각 68시간 이상을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미래부는 초중등 SW교육 안착을 위해 교재개발과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협력한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중학교 교재와 교사지도서를 내년 각 1종 개발해 보급한다. 미래부는 내년 시범적으로 초등학교, 중학교용 교재, 교사지도서를 각 4종 개발할 계획이다. 2017년에는 고등학교용 융합 심화교재와 교사지도서 3종을 추가 보급한다.
올해 말부터는 교육부 SW 교육 연구학교와 미래부 SW교육 선도학교를 양부처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SW 선도학교는 올해 160개 학교에서 내년에는 5배 증가한 900개로 확대한다. 내년 SW 교육 선도 교육청을 별도로 지정해 관내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SW 교육을 실시한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