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가 다음달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국내 방송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코드커팅’ 발생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코드커팅은 유료방송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인터넷 TV, OTT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실제로 미국은 넷플릭스, 구글 크롬캐스트 등 OTT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대규모 ‘코드커터(가입 해지자)’가 발생했다.
시장조사업체 익스페리언 따르면 지난 2013년 미국에서 760만가구가 유료방송 가입을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가구 수 가운데 6.5%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호하는 만 35세 이하 세대 코드커팅 비율은 12.4%로 집계됐다.
20~30대 시청자를 중심으로 OTT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코드커팅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다. 시장조사업체 DMC미디어가 지난해 국내 거주하는 만 19~5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동영상 시청행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VoD를 시청한다는 응답 비율은 89%에 달했다. 방송 콘텐츠 소비 형태가 고정형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간 것이다.
유료방송 업계는 넷플릭스가 한국 방송시장에 코드커팅 현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미국보다 현저히 낮은 국내 유료방송 월 이용료를 감안하면 가입자가 쉽게 가입을 해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한국보다 유료방송 요금이 저렴한 남미에서 수백만에 달하는 유료 가입자 수를 확보한 것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콘텐츠 선호도가 높은 국내 방송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드라마·영화를 앞세운 넷플릭스 파급력이 생각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일부 콘텐츠가 인기를 끌 수 있지만 산업 근본을 흔들만한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일본에 진출한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 훌루는 만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업 인프라를 지상파 방송사 니혼TV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료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는 일본에서 기대만큼 유료 가입자 수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지적됐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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