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
커피를 마시고 그 커피로 연결된 세상을 사는 사람을 호모커피엔스라고 한다.
커피는 6세기경 에티오피아에 살던 칼디라는 목동이 처음으로 발견했다.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따 먹고 흥분하여 뛰어다니는 광경을 보고 이 열매를 먹어보았는데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이를 수도승에게 알렸고 기분이 좋아지고 졸음을 방지해주는 등 수양에 도움이 되는 신비의 열매로 인식돼 다른 사원으로 퍼져 나갔다. 이후 몇백년을 거치며 세계인 입맛을 사로잡은 기호식품이 됐다.
![[전자책 깊이읽기]호모커피엔스](https://img.etnews.com/photonews/1508/716016_20150820135259_128_0001.jpg)
책은 커피 예찬서다. 브람스, 베토벤, 발자크, 칸트, 루소, 샤르트르 등 유럽 예술가는 물론이고 고종황제와 이상까지 커피를 사랑한 이야기가 담겼다. 어느 때는 혁명을 만들어 내는 음료다. 커피 때문에 죽을 뻔하기도 하고 죽기도 한 남자, 커피로 예술적 영감을 얻어 훌륭한 작품을 만들거나 이성을 잃은 일 등에 대한 이야기다. 인류가 커피를 만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의 위대한 음악과 소설, 사상 등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 커피는 영감의 원천이자 때로는 휴식과 위안이다. 단순히 기호식품이 아닌 그 이상이 되는 커피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어느 카페에 앉아,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와 커피 한잔을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커피 한잔 하시겠어요?” 마음을 열어주는 아름다운 말이다.
박근도 지음. e하이북스 펴냄.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