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1년 만에 부품단가 인하를 협력사에 요청했다. 실적 호조에도 신흥국에서 신차 판매가 둔화되면서 차량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신문은 도요타가 부품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단가 인하를 요청했다고 20일 전했다. 엔진 및 차체 구성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 450여개가 대상이다. 단가인하 요구 폭은 평균 0.5~1.5% 수준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매년 두 차례 협력사와 공급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에는 전기요금, 원자재 비용 상승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부품 단가를 동결했다.
도요타는 하반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가 절감에 다시 나섰다. 최근 자동차 시장 환경과 폴크스바겐과의 글로벌 넘버1 경쟁 심화, 신기술 개발에 따라 비용지출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 관계자는 “협력사와 함께 진행하는 원가 개선이 경쟁력 원천”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7~9월 기준 철강 기업이 조달하는 철광석 가격은 1톤당 52달러로 지난 2분기 대비 16% 하락했다. 원료탄도 7~9월은 93달러로 전분기 대비 동 15% 하락했다. 10년 내 최저치다.
지난 2분기 도요타 연결 영업이익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9% 증가한 7560억엔을 기록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과 경쟁은 더 심화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친환경 및 신기술 개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도요타는 TNGA로 불리는 자동차 제조 기술 도입을 준비 중이다. 올해 발매되는 신형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엔진과 차체 개량 비용이 비싸 원가 절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도요타는 신일본제철에서 공급받는 강판 가격을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6%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철강 업체는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 해외 생산확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하폭을 줄였지만 수익률 약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자동차 부품 공업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도요타 부품단가 동결로 인한 진작 효과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 82개사 연결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도요타 협력사가 몰려있는 일본 아이치현 지역 올 상반기 평균 임금 인상률은 17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