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남쪽으로 포격 도발···우리 군 20여발 대응 사격

북한군이 20일 서부전선에서 남쪽을 향해 포탄 1발을 쐈고 우리 군이 포탄 20발을 대응 사격했다.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사건으로 최전방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교전으로 남북간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군이 오후 3시52분께 로켓포로 추정되는 포탄 1발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으로 발사한 것을 탐지 장비로 포착했다”고 말했다.

연천군 중면 지역은 서부전선으로 육군 28사단이 주둔하는 지역이다. 북한군은 지난해 10월10일에도 남측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연천군 지역으로 고사총 10여발을 발사했다.

북한군의 포탄 발사를 포착한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도발 원점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155㎜ 포탄 수십여발을 발사했다. 우리 군의 대응 사격에 대해 북한군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아직 우리 측의 인적·물적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군이 가동 중인 대북 확성기 피해도 아직 없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은 우리 군 부대나 민간인 거주 지역이 아닌 연천군 일대 야산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의 포격에 이어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이 실시되자 연천군과 강화도 등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군은 이날 오후 5시40분부터 전군에 대해 최고 수준 경계태세에 돌입하도록 했다. 군은 북한군의 포격 경위와 의도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대응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북한군의 서부전선 포격과 관련, 위기대응상황실을 꾸리는 등 발 빠른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도는 상황 발생 직후인 오후 4시12분께 도청 신관1층 상황실에 심경섭 비상기획관을 실장으로 한 비상대비 위기대응상황실(9명)을 구성했다.

현재 연천 중면 횡산리 32가구 68명이 횡상리주민대피소와 중면사무소 민방위대피소로 분산 대피했으며 주민 219명이 추가로 대피 중이라고 도 관계자는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