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핵심 정책기조인 ‘창조경제’. 이를 구현하기 위한 거점으로 전국 17곳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열었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혁신, 스타트업 성장 지원 등으로 창조경제 생태계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 정부는 이제 임기 절반을 지났다. 전반기가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 등 창조경제 구현 기반을 닦은 시기라면 반환점을 돈 하반기는 센터를 활용해 창조경제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시기다. 전국 17곳에 개소한 창조경제혁신센터 현황과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짚어본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중심지 대전.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모여 있는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 내에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대전시와 SK그룹, 미래창조과학부가 손잡고 ‘벤처 신화’를 만들고자 체계적이고 집중적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센터의 전 방위 지원과 벤처 노력이 맞물려 성공적으로 1기 졸업생을 배출했고 2기 모집에도 많은 기업이 몰렸다. 센터는 창조경제를 만들어가는 여러 주체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맺고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위한 창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기술창업 전 주기 지원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10월 확대 출범하면서 연구와 사업화 역량을 결집하고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KAIST, 30개 출연연 등 45개 기관 및 기업과 협약을 맺었다. 기관별로 추진하던 기업가정신 교육, 창업지원, 시제품 제작 지원, 기술 사업화, 투·융자 지원 등 기능을 센터를 중심으로 모아 새로운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협약이다. SK펀드 450억원, 특구펀드 350억원, 한국과학기술지주 200억원 등 1000억원 규모 벤처투자 펀드도 조성했다.
센터에서 집중 육성할 10개 유망 창업팀은 ‘드림 벤처스타 공모전’에서 선정했다. 선정된 창업팀에는 입주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창업초기자금도 지원했다. 또 전담 멘토를 둬 일대일 멘토링을 제공하고 기술개발부터 제품·서비스 개발, 마케팅, 국내외 판로 개척 등 사업 전 주기를 지원했다. 기술개발 자금을 팀당 최고 2억원까지 지원하고 외부투자 유치도 도왔다. 창업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법무와 노무상담 등 세심한 지원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했다.
SK 사업 역량과 기술을 접목해 대전지역 전통산업 첨단화를 유도하는 사업과 정부 출연연, 대학, SK 보유기술을 공개하는 온라인 ‘기술사업화장터’도 운영한다.
◇성공 예감하는 1기 졸업생 배출
대전센터는 지난달 23일 약 10개월간 창업을 지원한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1기 졸업 기업은 모집 당시 18 대 1 경쟁률을 뚫고 선발돼 집중적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1기 성장은 지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입주 전 10개 기업 매출은 총 3억2000만원이었는데 1년도 안 돼 19억4000만원으로 여섯 배나 늘어났다. 외부 투자유치 실적도 32억8000만원이나 된다. 이제 막 시작하는 초기 기업으로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다.
매출과 투자가 증가하면서 입주 벤처기업 외형도 성장했다. 10개 기업 직원 수는 41명에서 72명으로 75% 증가했다. 주로 20·30대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하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됐다.
1기 기업 성과를 보면 씨메스는 독일 자동차 부품 회사 콘티넨탈에 ‘산업용 3D 스캐너’ 검사장비 1억원을 수출했고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와 검사장비 납품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와이파이 액션 카메라 제조업체 더에스는 1억원 상당 매출을 기록했고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롯데그룹과 판매계약을 연결해주면서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입주 기업 중 하나인 테그웨이는 올해 초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으며 창업투자사의 투자도 유치했다.
대전센터는 육성한 벤처기업이 졸업 이후에도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SK그룹과 협력체제를 만들었다.
임종태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10개 졸업 기업이 센터를 나가지만 5개는 같은 건물 안에 있기로 해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면서 “졸업이 끝이 아니고 계속 끈끈하게 관계를 맺으면서 성장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 생태계 활성화 ‘올인’
대전센터는 창조경제 생태계 활성화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센터에 입주할 드림 벤처스타 2기를 선발하고, 지난달 개소한 대전센터 ‘중앙로 캠퍼스’를 통한 교육과 창업지원도 본격화한다.
2기 선발 공모전 마감 결과 267팀이나 지원해 대전센터에 대한 예비 창업자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8월 중 최종 선정팀을 정하고, 10개월간 집중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중앙로 캠퍼스는 접근성이 용이한 대전시 원도심에 구축했다. 교류와 교육공간은 물론이고 시제품 제작소도 갖췄다. 향후 중앙로 캠퍼스를 중심으로 창업단지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종태 대전센터장은 “1기 운영 노하우에 바탕을 두고 2기에서는 더 큰 대박신화를 만들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1기 입주 벤처기업 성과
자료: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