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에서 흥행한 온라인게임이 모바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기존 한국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중국에서 만든 모바일게임이 분기당 수백억원 매출을 올리는 등 신작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하반기 기존 온라인게임을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 개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인데, 이 과정에서 국내 게임업계가 자립 가능한 ‘성공 방정식’을 남겨야 한다는 과제가 대두됐다.
‘미르의전설2’를 소재로 샨다게임즈가 만든 모바일게임 ‘열혈전기’는 최근 중국 내 모바일게임 매출 2위에 올랐다.
지난주 초에는 일 매출 50억원을 올리는 매출 ‘몽환서유’를 제치고 깜짝 1위에 등극하며 일매출 신기록을 다시 쓰는 등 기세가 만만치 않다.
미르의전설2 IP를 공동 소유한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열혈전기 전체 매출 중 5% 정도를 로열티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50억원 수준 일 매출이 유지되는 것을 가정하면 양사에서 월 75억원 신규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열혈전기에 앞서 웹젠은 중국 게임사 킹넷과 천마시공이 제작한 ‘전민기적(국내 서비스명 뮤오리진)’으로 2분기에만 6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국내에서 약 500억원, 해외 로열티로 116억원 매출을 올린 것이다. 웹젠은 이를 기반으로 2분기,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약 246% 성장했다.
국산 온라인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제작 붐은 하반기를 지날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 IP로 중국에서 성공한 게임은 ‘뮤 온라인’ ‘미르의전설2’ ‘열혈강호’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 등이 꼽힌다. 최근에는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등이 텐센트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 중 대부분이 모바일게임으로 제작 중인데 절반은 중국 게임사가, 절반은 국내 게임사가 주도해 게임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중국게임사 룽투게임즈가 ‘열혈강호’ ‘크로스파이어(예정)’ 모바일 버전을 준비 중이다. 텐센트는 넥슨, 엔씨소프트와 손잡고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 시장에 ‘던전앤파이터’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을 출시할 계획이다. 엑스엘게임즈는 게임빌과 손잡고 ‘아키에이지’ 모바일게임 제작을 시작했다.
게임사 관계자는 “현재 한국과 중국에서 성공한 IP활용 게임이 모두 중국 게임사 위주 작품이라는 것이 아쉽다”며 “국내업계 경쟁력으로 만든 게임의 성공 사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생태계 관점에 봤을 때 개별 흥행사례보다 장기간 활용이 가능한 성공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국내 게임업계가 개발과 비즈니스 협력 양쪽에서 자체적인 성공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