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기업 간 협력은 매우 긍정적이며 향후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동 마케팅, 공동 개발은 정치적 용어일 뿐입니다. 조인트 벤처가 성공한 사례도 드뭅니다. ZTE는 한국 기업과 협력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챠오 진 ZTE코리아 대표는 통신 분야에서 중국과 한국 기업 협력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보여주기 식 협력보다는 실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ZTE는 국내 통신 관련 제조사 두 곳, 이동통신사 한 곳과 구체적 협력을 추진 중이다. ZTE가 요소기술과 부품을 공급하고 국내 업체는 이를 기반으로 가격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 자사 브랜드로 제3국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동통신사와는 다른 나라에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지금까지는 없던 협력 모델이다. 그동안 ZTE가 해외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 영업력에 국내 이통사의 앞선 기술력을 결합하면 해외 통신망 구축에서 커다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협력을 추진한다. ZTE는 국내 협력사와 인천 송도에 IoT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IoT 기술을 다른 나라에 확산시키는 게 목적이다.
챠오 대표는 “한국과 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한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원사기 때문에 향후 긴밀한 협력관계가 이어질 것”이라며 “ZTE는 글로벌 경험을 앞세워 국내 통신 분야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방식으로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챠오 대표는 현대기아차가 베이징자동차와 협력해 베이징현대기차라는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 알리페이가 한국 은행과 협력하고 있는 사례, 국내 게임사가 중국 텐센트와 국내 게임 모델을 중국 현지화하는 데 협력하는 경우 등을 예로 들며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기업과 협력을 위해서는 중국의 관시(관계)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직 중국 법과 제도가 한국만큼 성숙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챠오 대표는 “하지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윈윈 마인드’다. 자기만 배를 불리려는 생각으로는 장기적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회사 대 회사 차원에서는 관시보다 상생에 초점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