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통합무선망(LTE-R) 확산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축이 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기술은 그동안 전담부처의 미적지근한 태도로 애를 먹었다. 주파수를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를 한번에 해결했다.
미래부는 철도 관련 기관이 쓰는 800㎒ 대역 국가통합망 주파수 이용을 2018년 종료할 계획이다. 국가통합망이 700㎒ 대역 공공망(재난망)으로 통합되고 이동통신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신규 주파수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800㎒ 신규 무선국(무전기) 허가 중지, 재허가 신청 시 유효기간 제한 등 이 대역 이용 종료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800㎒에서 주파수공용통신(TRS) 방식을 쓰던 철도 관련 기관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제히 재난망 통합에 대비한 LTE-R 도입 검토에 나섰다.
정부 국가기간교통망계획에 따르면 2019년까지 약 20개 복선전철, 경전철 등 철도노선이 신설·연장된다. 이 중 2014년 이후 사업에 착수한 노선 대다수가 LTE-R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몇몇 기관은 이미 구체적 움직임에 나섰다.
LTE-R는 우리 기술로 개발한 철도통합무선망이다.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개발해 그해 10월 표준화까지 완료했다. 하지만 기술 등 여러 이슈로 쉽게 확산이 되지 못했다. 담당부처 당국자는 곧이어 진행해야 할 상용화 사업에 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LTE-R를 기반으로 하는 열차제어시스템도 유럽 기술(ETCS)과 국내 기술(KRTCS) 도입을 놓고 논란이 커지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LTE-R가 시험주파수에 맞춰 개발됐기 때문에 700㎒ 공공주파수를 활용하려면 LTE-R를 전면 재개발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부의 800㎒ 포함 주파수 정비 계획은 헝클어진 실타래를 단번에 끊은 효과를 발휘했다. 이미 부산지하철 1호선이 LTE-R 도입을 결정, 사업에 착수했다. 지하철뿐만 아니라 일반철도, 고속철도를 넘어 세계 철도 시장에 우리 LTE-R 기술이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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