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특별기획]<3>중국 추격에 국내 중소 제조사 위기

[차이나 특별기획]<3>중국 추격에 국내 중소 제조사 위기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면서 국내 중소 제조사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6대 주요 산업 제조 수출품목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중국에 추월당해 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중국은 2003년 철강과 정유, 2004년 석유화학, 2009년 자동차, 조선 해양, 2014년 2분기 스마트폰 순으로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차이나 특별기획]<3>중국 추격에 국내 중소 제조사 위기

중국은 한국이 앞서 있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산업에서도 이미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중소 제조사는 더욱 열악한 상황을 맞고 있다.

국내 제조업 위기는 과거 성공방정식을 구조적으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대기업 집중, 수출 중심, 정부 주도 자원 집중은 세계 최고 수준 제조업을 만들고 국가경제 영향력을 높였다. 하지만 과거 성공방정식이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양적 성장 정체뿐만 아니라 신규 주도산업을 창출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2012년도 국내 제조업은 GDP 대비 부가가치 비중이 31.1%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실질성장률 둔화와 고용 창출 핵심인 중소·벤처 기업 생존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산업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제조업 실질성장률은 3년째 둔화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0년 2분기 실질성장률 17.2%까지 상승했던 제조업이 2014년 4분기에는 2.4%까지 하락했다. 2010년 이후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질적으로도 스마트폰 외에 새롭게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분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KDI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대기업이 속한 일부 산업을 제외하고 제조업 고용도 현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고용비중이 높고 제조업 대부분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고용 88%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위기 상황은 심각하다. KDI는 지난 20년간 5만여 중소기업 중 500인 이상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8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세계적 대기업을 갖고 있지만 그 외 중소가전사는 자본, 인력 등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 중국은 풍부한 인력, 저렴한 인건비, 빠른 기술 습득력으로 한국 중소 제조업 시장을 치고 올라오고 있다. 국내 기업이 틈새시장 공략으로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아도 시장에서 판매가 쉽지 않다. 일부 이름난 중견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고 중국 제품을 OEM 방식으로 들여와 브랜드만 붙여 판매하고 있다.

무너지는 기업도 수두룩하다. 올해 국내 법인 파산과 부도는 상반기 최고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작년 동기 257건에서 316건으로 23% 증가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