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첫날인 25일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날 새벽 남북간 접촉이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부담감없이 산뜻하게 후반기 첫 행보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남북한 긴장상태가 장기화되면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남북간 합의로 북한 리스크를 어느 정도 잠재움에 따라 후반기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
박 대통령이 임기반환점 첫 행보를 경제 관련 행사로 가진 것은 집권 후반기 경제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청와대도 “이번 행사 참석은 기업의 투자를 적극 촉진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축사에서 기업 투자 확대를 당부하고 해 하반기 핵심국정과제로 삼은 노동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설비투자 못지않게 이를 뒷받침해주는 소프트웨어인 ‘제도혁신’이 중요하다”며 “최첨단 스마트 공장과 혁신적인 연구소도 낡은 노사제도를 가지고는 잘 돌아갈 수 없다”고 노사제도 개혁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기업 활력을 증진하고 보다 많은 청년이 일터로 나갈 수 있도록 임금피크제를 적극 도입하고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조성해야만 한다”며 “우리 경제와 청년 미래를 위해 노와 사,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한 합의로 임기반환점을 앞두고 좀처럼 풀리지 않던 대북문제 짐을 한시름 덜고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중국경제 불안,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 리스크에다 국내외 충격파를 던졌던 북한 도발이 해소되면서 다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잠시 주춤했던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 완수를 위한 모멘텀도 회복했다.
박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과 관련한 소회는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전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박 대통령은 협상이 진행중이던 남북 고위급 접촉과 관련해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대북 원칙론을 강조했을 뿐 임기반환점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임기 반환점을 기념하는 직원조회나 내부 회의도 열리지 않을 예정이라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극한으로 치닫던 남북 군사적 대치국면이 막 해소되는 시점에서 떠들썩한 자축 자리를 마련하기보다는 차분하고 진정성 있게 집권 후반기를 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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