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해외 언론·정부, 합의 내용 환영...북 사과 미흡 지적도

[이슈분석] 해외 언론·정부, 합의 내용 환영...북 사과 미흡 지적도

남북 간 마라톤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자 이를 주시하던 각국 정부 및 해외 언론은 잇따라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일각에선 북측 사과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 정부는 우리 정부 발표 직후 공식 환영 논평을 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남북한 합의 내용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한국 정부와 꾸준히 긴밀하게 공조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미 언론도 북한 결정을 ‘양보’로 분석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기사 제목에 ‘북한이 깜짝 사과(Surprise apology)했다’고 표현했으며 워싱턴포스트(WP)는 “지뢰 도발에 대해 원하는 만큼의 확실한 사과를 얻어내진 못했지만 서울의 승리(a win for Seoul)로 보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평소의 도발 각본을 따랐다”며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로 북한이 원조와 안전 보장을 얻기 위해 사용하던 위협의 사이클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합의가 한국 측이 요구한 ‘확실한 사과’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놨다.

AP 통신은 “북한이 모호하지만 교묘한 외교술로 유감을 표명해 한국은 원하던 사과를 받게 됐다”며 “이번 합의는 한반도 적대감을 완화하는 중요한 첫 걸음이지만 남북의 오랜 견해차에 대한 내용은 합의문에 담기지 않아 화해 무드의 지속성 여부는 불확실”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남북한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긴 했으나 한반도 연구가들이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미국 CNN은 “이번 남북한 긴장상황과 합의 결과는 한반도에서 보이는 익숙한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빌트지는 “남북간 최근 위기 상황이 2년전과 유사했다”며 “하지만 남북이 갈등 완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참의원 특별위원회에서 “북한이 도발 행동을 자제해 지역 긴장 완화와 현안을 해결하는 데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표명했다. 일본 외신은 새벽부터 신속 보도로 한반도 상황을 전달하며 한반도에 긴장이 누그러졌다고 내다봤다.

중국 외신도 긴급 뉴스, 속보 등으로 남북 협상 타결을 현지에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오전 가장 먼저 한 줄짜리 긴급 속보를 내보냈고 인터넷판 신화망으로 합의 내용을 보도했다. 중국 공식 입장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