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사람을 움직이는 말](https://img.etnews.com/photonews/1508/718268_20150827103509_824_0001.jpg)
2010년 세상에 없던 서비스 소셜커머스가 등장했다. 후발주자로 시작한 위메이크프라이스(We Make Price)는 경쟁이 치열했던 지난 5년 동안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살아남았다. 현재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위메프는 ‘우리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핵심 메시지를 담은 회사명으로 등장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업계 최초로 ‘슈퍼딜’이라는 개념도 도입했다. 그 뒤에는 사람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는 카피라이터 출신이 있었다.
박유진 위메이크프라이스 기업소통부문 디렉터는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그는 “상대를 움직이고 싶으면 ‘협박’이 아닌 ‘협상’을 하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2001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삼성전자 미디어 전담 AE(account executive)가 된 후 국내 제일의 기업 삼성이 어떻게 고객 마음을 움직이는지를 공부했다. 대학광고 전문회사인 유웨이중앙교육 광고팀장과 플로우 대표를 거치며 기업 이야기를 소비자 언어로 고객에게 전달했다. 저자는 100여회 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80% 이상 승률을 기록해 ‘PT 박’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다수를 설득하는데 능하다.
저자는 ‘멋진 이야기보단 궁금한 이야기를 하라’고 말한다. 또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하라고 강조한다. 열 마디 말보다 단 하나의 진심이 사람을 움직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논리, 명백한 증거, 화려한 말솜씨로 포장해도 상대방의 욕망, 니즈, 관점을 담지 못하면 설득은 불가능하다.
저자는 ‘소비자 언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운다. 설득의 고수가 되고 싶다면 말 잘하는 법보다 상대 관점을 읽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상대 머리가 아닌 심장에 말을 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방도 미처 깨닫지 못한 욕망과 니즈를 읽어내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풀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바로 소비자 언어 전략인 것이다. 그 예로 ‘지하철 잡상인’이란 말을 ‘이동 상인’으로 바꿔낸 박원순 서울 시장 생각이 바로 소비자 언어와 일맥상통한 것이라고 읽어낸다.
많은 사람이 설득과 협상으로 승자와 패자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라고 전한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일어나는 설득과 협상은 내가 상대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더 크고, 더 많고, 더 좋은 것을 가져가려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생텍쥐페리 말을 인용해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은 하지 마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고 설명한다. 결국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만이 최고 자리에 설 수 있다는 뜻이다.
모든 비즈니스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성공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갖춰야 한다. 바로 그 힘을 우리에게 불어 넣어주는 에너지가 ‘말’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한 사람인 저자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관점을 바꾼 말 한마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이다.
박유진 지음. 센추리원 펴냄. 1만5000원.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