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문 계명대 교수, 소외계층 위한 ‘소자본 창업의 달인’

“제가 출판한 창업서적은 대단한 책이 아닙니다. 실직자나 이혼 여성, 장애인, 취업이 힘들어 창업을 선택한 청년 등 소외계층이 쉽게 이해하고 창업하도록 도와주는 안내서입니다.”

소외계층을 위한 소자본 창업의 선구자 김영문 계명대 교수
소외계층을 위한 소자본 창업의 선구자 김영문 계명대 교수

김영문 계명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대표 소자본 창업전문가다. 2000년 이후 발간한 창업서적만 13권. 우리나라에서 창업 분야 최다 출판 기록 보유자다.

김 교수가 출판한 창업 안내서는 벤처신화를 꿈꾸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라 그야말로 먹고살기 위해 창업을 선택한 이들을 위한 지침서에 가깝다.

지난 7월 출판한 열세 번째 창업책 ‘성공창업을 위한 홍보와 광고전략’은 창업자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다양한 홍보 및 광고 전략을 담았다.

김 교수는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창업자가 온·오프라인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광고할 것인지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에는 ‘창업자를 위한 포토샵과 HTML의 활용’이란 책을 출간한다.

또 내년 초엔 열다섯 번째 창업책 ‘외식창업’도 내놓는다. 외식창업은 그가 지난 10년간 소문난 외식매장 400군데를 직접 찾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 분석한 내용을 사례 중심으로 엮을 예정이다.

김 교수가 출간한 책은 ‘창업학’ ‘창업길라잡이’ ‘이베이에서 창업하기’ ‘무점포 1인 창업하기’ ‘하루 만에 인터넷쇼핑몰 창업하기’ 등 자금이 부족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창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론은 물론이고 창업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그는 지난 20년간 소자본 창업에 매달린 이유에 대해 “모자가정과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사회소외계층이 소자본으로 창업해 생활에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소외계층이 창업책을 읽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98년 중소기업청이 인가하는 한국소호진흥협회를 설립하며 창업자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후 계명대 벤처창업보육사업단장, 창업지원단 기술창업육성부장, 창업지원단장 등을 역임하며 창업지원을 펼쳤다.

현재는 사랑나눔회 회장, 다음 창업길라잡이 및 네이버 창업길라잡이 카페운영자, ISO 국제심사원 등 창업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04년 설립한 사랑나눔회를 통해 지금까지 10년간 1억3000만원을 후원하는 등 소외계층 창업 대부로 평가받고 있다.

그에게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2009년 11월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다.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2013년 초에는 모든 학교 보직을 내려놓고 창업책과 창업 관련 논문을 집필하는 데 몰두했다.

“건강도 챙기면서 앞으로 3~4년 안에 창업책 20권 출간을 마무리하고, 창업과 관련해 학생에게 국내 최고 명강의를 보여줄 계획입니다.”

김 교수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창업이론강좌 동영상 300여건을 유튜브와 다음, 네이버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동영상 유튜브 조회건수는 15만건에 달한다.

현 정부 창업정책에 대한 따끔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창조경제 핵심이라고 하는 정부 창업정책자금이 부실한 창업 아이템으로 흘러들어가고 창업전문강사 배만 불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창업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정부가 창업 관련 모든 정보와 창업강좌 동영상 콘텐츠를 한곳에 담아 제공하고, 이곳에서 일정 교육을 받아 검증받은 창업자를 지원하는 방식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