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말레이시아가 로봇산업 협력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과학기술을 총괄하고 있는 총리실 소속 장관이 지난 27일 정경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 원장과 만나 로봇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28일엔 포항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을 직접 방문해 로봇 관련 시설을 돌아보고 연구개발(R&D) 추진성과를 소개받았다.
이번에 방문한 인사는 마시켱 말레이시아 총리실 장관과 다둑 모 유솝 술라만 말레이시아 고등기술혁신청장 등 6명이다.
말레이시아 총리실은 말레이시아 혁신기구와 원자력기구, 힌두-중국 무역인 복지기구 등 국가 핵심기관을 담당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총리실 소속 고등기술혁신청은 과학기술 분야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는 비영리기관이다.
이들은 지난 27일 정경원 KIRIA 원장과 서울에서 만나 로봇 분야 폭넓은 협력을 논의하고, 오는 11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때 있을 양해각서(MOU) 교환을 위한 사전 준비로 의향서(LOI)도 교환했다.
정경원 원장은 “말레이시아가 우리나라 정부 로봇정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양국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IRIA는 이와 별도로 말레이시아 교육부 및 국가표준원과 올해 안에 말레이시아 벤통지역 마라전문대학에 한-말레이시아 로봇교육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향후 양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말레이시아 로봇기술센터도 말레이시아 현지에 설립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가 한국 로봇산업에 깊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말레이시아 이민 노동자가 일으키는 노동문제와 관련이 있다. 말레이시아는 전체 노동인구 30% 이상이 주변 인도네시아·파키스탄·인도 출신 외국인으로, 이들 노동력을 로봇 자동화로 대체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방문에서 말레이시아 장관들은 28일 포항 KIRO를 방문, 로봇체험관과 로봇뮤지엄라이프 등 주요 시설을 돌아봤다. 또 수중건설로봇과 국민안전로봇 등 KIRO가 추진 중인 다양한 R&D사업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박철휴 KIRO 원장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말레이시아가 로봇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을 벤치마킹하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