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띵’ ‘대도서관’ ‘김이브’ ‘영국남자’.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직접 제작한 영상으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다중채널 네트워크(MCN)’ 1인 창작자다.
MCN은 1인 제작자가 만든 콘텐츠를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공개하고 광고 수익 등을 나누는 사업이다. 기업은 방송장비·스튜디오 제공은 물론이고 콘텐츠 유통, 광고 유치, 저작권 관리, 외부 협업 등 모든 활동은 지원한다. 1인 제작자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면서 MCN은 핵심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MCN은 모바일 영상 콘텐츠 수요 증가에 따라 기존 대형 제작사·배급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전통적 미디어 시장을 흔들고 있다. MCN 콘텐츠 재생 시간은 통상 5~10분 정도에 불과해 이동 중이거나 휴식 중에도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다. 분량이 짧기 때문에 일반 제작사보다 빠르게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많은 편 수를 단시간에 배포할 수 있다.
글로벌 제작사는 차세대 미디어 산업으로 떠오른 MCN에 적극 투자하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추세다. 디즈니는 지난해 메이커스튜디오를 무려 1조원에 사들였다. 1인 제작자로 출발한 메이커스튜디오는 개인 제작자를 모집해 200개 채널과 4억명에 달하는 고정 시청자를 확보했다. 드림웍스는 MCN 사업자 어썸니스TV를 3300만달러(약 338억원)에 인수했다. 유튜브는 어썸니스TV와 장편 영화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CJ E&M을 필두로 다양한 방송 사업자가 속속 MCN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CJ E&M은 지난 5월 선보인 MCN 서비스 플랫폼 ‘다이아 TV’를 발판삼아 MCN을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로 육성할 계획이다. 일부 사이트로 한정된 MCN 플랫폼을 중국 ‘유쿠’, 프랑스 ‘데일리모션’ 등 해외 주요 동영상 사이트로 확대한다. 현재 400팀 수준인 MCN 사업 규모를 오는 2017년 2000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기 1인 제작사가 모여 설립한 MCN 전문 업체 트레저헌터는 하반기 홍콩·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100억원을 웃도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전통적 방송 시장의 강자 지상파 방송사도 MCN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문화방송(MBC)은 최근 음악, 패션 등 7개 분야에서 MCN 협력사를 선정했다. 연내 10개 협력사를 모집해 기업형 MCN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방송공사(KBS)는 MCN 지원 사업 ‘예띠 스튜디오’로 연내 50개 MCN 채널을 발굴할 방침이다. QBS는 다음달 MCN 제작 방식을 도입한 정규 뉴스를 편성한다.
이희대 QBS 국장은 “모바일 시청 환경이 형성되면서 기존 방송 콘텐츠의 형식적·내용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MCN 뉴스를 비롯한 차별화한 콘텐츠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