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P2P 대출 서비스 기업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게임 이용 행태를 신용도 평가에 도입했다. P2P 대출 시장에 신용도 평가의 새바람이 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이나래피드파이낸스가 최근 자사 고객 5000만명을 상대로 SNS와 컴퓨터 게임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하기로 결정했다고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쟌 왕 차이나래피드파이낸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 기준이 이상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인터넷에서 사용자 행동은 신뢰도를 측정하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전체 소비자 중 80%가 이전 신용기록을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혹은 이에 접근할 수 없다. 쟌 왕 CEO는 “5억명에 달하는 중국 소비자가 P2P 등 금융 활동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은 현재 금융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차이나래피드파이낸스는 지난 2월 텐센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6개월간 이 방법을 활용했다. 300만여건 P2P 대출이 이를 통해 이뤄졌다.
쟌 왕 CEO는 “SNS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명성을 우려하기 때문에 청렴하다”며 “이 같은 기준을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설계돼 신용 점수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게임 등에서 포인트를 구매하는 등 인터넷에서 제품을 구매한 기록 또한 주요 변수다. 데이터는 텐센트에서 받는다. 텐센트는 자사 SNS서비스인 위챗(WeChat) 사용자가 60억여명에 달한다.
아직 신용도를 평가하기 위해 구축된 알고리즘이 잘 구동되는지를 확정 짓기엔 이르다. 쟌 왕 CEO는 “하지만 중국 소비자 신용카드의 평균보다 연손실비율(annualised loss rates)이 다소 높았다”고 말했다.
차이나래피드파이낸스는 대출을 원하는 사람과 이들에게 높은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줄 대출자를 연결해주는 P2P 플랫폼 업체다. 중국에선 돈을 은행 계좌에 넣고 적은 예금 수수료를 받거나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는 대신 P2P 서비스를 대안으로 선택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설립돼 기업가치 10억달러(1조1833억원)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 7월 3500만달러(약 414억원)를 투자받기도 했다. 연평균 이자율 21% 정도로 기존 신용카드 이자율보다 약 3%포인트가량 높다. 하지만 소득이나 상환 능력이 대출 신용도 평가에 포함되지 않아 이용률은 높은 편이다. 최소 약 80달러 소액에서부터 P2P 대출 서비스를 자주 사용할 경우 최대 1만달러 정도까지 빌린다. 중국 P2P 대출 시장에는 1500여개 업체가 운영 중이다. 가장 큰 업체는 핑안보험 자회사인 루팍스(Lufax)로 올초 몸값이 100억달러(11조8330억원)로 매겨졌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