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매출이 처음으로 120억달러(약 14조2000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통상 3분기에 가장 큰 매출을 일으키는 계절적 특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깨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는 오는 4분기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매출이 122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분기 매출이 113억달러에서 118억달러대에서 머물렀으나 4분기에 처음으로 120억달러 수준을 넘어서는 셈이다.
IC인사이트가 대상으로 한 파운드리 매출은 자체 칩을 대량 생산하지 않고 외부 기업 제품을 생산하는 순수수탁생산(Pure-Play Foundry) 기업이다. TSMC, 글로벌파운드리, UMC, SMIC 같은 기업이 대상이다.
통상 파운드리 매출은 계절적 특성상 1분기에 실적이 저조하고 2분기에 상승해 3분기에 연간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116억달러, 4분기 117억달러 매출로 이 흐름이 깨진데 이어 올해는 4분기에 122억달러 매출로 전통적 계절 흐름이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는 종합반도체(IDM)나 반도체설계(팹리스) 기업이 주 고객이므로 이들 반도체 판매 시기보다 한 분기 앞선다. 예를 들어 파운드리 기업 2분기 매출이 성장하면 해당 칩에 대한 IDM과 팹리스 매출은 3분기에 반영된다.
전통적으로 1분기에 가장 낮은 매출을 기록한 뒤 실적이 상승하는 흐름과 달리 올해는 1분기보다 2분기 매출이 낮았다고 IC인사이트는 분석했다.
지난 1분기 세계 파운드리 매출은 114억달러였으며 2분기는 전 분기보다 2% 감소한 113억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2분기 실적이 성장하지만 올해에는 이례적으로 감소했다. 3분기는 4% 성장한 118억달러, 4분기도 4% 성장한 122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실적이 하락한 것은 TSMC 실적 하락이 주효하다고 분석했다. TSMC는 1분기 대비 2분기에 매출이 5% 포인트 하락해 세계 파운드리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IC인사이트는 “대부분 재고 조정이 3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4분기 성장세가 충분하므로 120억달러 매출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 2012~2015년 분기별 순수수탁생산 매출 규모 (단위: 십억달러)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