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주년 특집 Let`s SEE SW] SW제로섬게임-강자만 살아남는다

‘약육강식(弱肉强食), 적자생존(適者生存)’

인기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 얘기가 아니다. 최첨단 산업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SW가 정보통신기술(ICT)을 넘어 제조·서비스 등 광범위한 산업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소프트파워’를 갖춘 기업만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 산업 현장에서 SW 역량이 없는 기업은 설 자리가 없다. 지금 SW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IBM에서 구글·애플·페이스북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호령하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공통점은 소프트파워, 강력한 SW 경쟁력을 가졌다. ‘SW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SW 역량을 지닌 기업만 ICT 시장에서 성장했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숨에 선두 자리에 오른 배경에 SW가 있었다. 구글이 ICT 시장에서 독점으로 인한 불공정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커버린 것도 SW 힘이었다.

문제는 SW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강자와 약자 격차도 커진다는 점이다. 1등이 아니면 시장에 발붙이기 어렵다. 1등이 시장을 독식하는 제로섬 게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구글이나 애플을 이기지 못할 바엔 차라리 이들 업체에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을 대안으로 여기는 형국이다.

SW 파괴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SW는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SW에 머물지 않는다. MS와 오라클이 SW를 상품으로 판매해 성장했다면 구글이나 애플은 SW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수단으로 삼았다. SW로 전에 없던 서비스와 콘텐츠를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경쟁사가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부가가치를 높였다.

자신이 SW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소프트파워 강화에 미진했던 기업은 땅을 쳤다. 생존을 위해 신흥 SW 강호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들어가려고 길게 줄을 섰다. 애플이 구현한 거대 콘텐츠 플랫폼에 진입하기 위해 자존심을 구기고 ‘애플의 법칙’을 따라야 했다.

SW 강호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큰손이다. 유망한 업체가 보인다 싶으면 입도선매하듯 제 품으로 가져간다. 구글은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IoT)이 화두로 떠오르자 지난해 32억달러에 네스트를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20억달러를 들여 가상현실업체 오큘러스를 끌어안았다.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언뜻 기존 주력사업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업체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소프트파워를 기반으로 미래 유망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시선을 내부로 돌려보자. 우리 기업은 SW 제로섬게임 시대에 잘 대응하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 애플과 삼성전자 스마트폰 대전을 지켜보면서 우리 소프트파워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절감했다. 최근 주력 제조업 부진을 겪으면서 소프트파워 부재를 아쉬워했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SW 제로섬게임에서 우리에게 허용된 몫은 없다는 비관론까지 나왔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치고나갈 수 있는 기회다. 잠깐 한눈팔면 경쟁에서 뒤처지는 게 소프트파워 시대다. 우리에게 그만큼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뜻이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과감한 혁신이 요구된다. 교육부터 바꿔야 한다. 암기 위주 일방적 교육으로는 곤란하다. 미래 인재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SW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가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청년인재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SW를 무기로 창업에 도전해야 한다. 성공은 이어나가고, 실패는 자산 삼아 재도전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와 SW 전문업체도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10년 넘게 정부 SW 지원정책이 이어졌지만 SW 산업 글로벌화는 여전히 요원하다. 정부는 과거 예산 투입형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생태계 기반 조성에 주력해야 한다. 중소 SW 업계는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부족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선택,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힘들고 어렵다고 포기하기에는 SW 중요성이 너무 크다. SW 제로섬게임, 우리가 강자가 돼야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약육강식(弱肉强食), 적자생존(適者生存)’

인기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 얘기가 아니다. 최첨단 산업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SW가 정보통신기술(ICT)을 넘어 제조·서비스 등 광범위한 산업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소프트파워’를 갖춘 기업만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 산업 현장에서 SW 역량이 없는 기업은 설 자리가 없다. 지금 SW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IBM에서 구글·애플·페이스북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호령하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공통점은 소프트파워, 강력한 SW 경쟁력을 가졌다. ‘SW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SW 역량을 지닌 기업만 ICT 시장에서 성장했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숨에 선두 자리에 오른 배경에 SW가 있었다. 구글이 ICT 시장에서 독점으로 인한 불공정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커버린 것도 SW 힘이었다.

문제는 SW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강자와 약자 격차도 커진다는 점이다. 1등이 아니면 시장에 발붙이기 어렵다. 1등이 시장을 독식하는 제로섬 게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구글이나 애플을 이기지 못할 바엔 차라리 이들 업체에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을 대안으로 여기는 형국이다.

SW 파괴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SW는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SW에 머물지 않는다. MS와 오라클이 SW를 상품으로 판매해 성장했다면 구글이나 애플은 SW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수단으로 삼았다. SW로 전에 없던 서비스와 콘텐츠를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경쟁사가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부가가치를 높였다.

자신이 SW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소프트파워 강화에 미진했던 기업은 땅을 쳤다. 생존을 위해 신흥 SW 강호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들어가려고 길게 줄을 섰다. 애플이 구현한 거대 콘텐츠 플랫폼에 진입하기 위해 자존심을 구기고 ‘애플의 법칙’을 따라야 했다.

SW 강호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큰손이다. 유망한 업체가 보인다 싶으면 입도선매하듯 제 품으로 가져간다. 구글은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IoT)이 화두로 떠오르자 지난해 32억달러에 네스트를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20억달러를 들여 가상현실업체 오큘러스를 끌어안았다.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언뜻 기존 주력사업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업체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소프트파워를 기반으로 미래 유망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시선을 내부로 돌려보자. 우리 기업은 SW 제로섬게임 시대에 잘 대응하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 애플과 삼성전자 스마트폰 대전을 지켜보면서 우리 소프트파워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절감했다. 최근 주력 제조업 부진을 겪으면서 소프트파워 부재를 아쉬워했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SW 제로섬게임에서 우리에게 허용된 몫은 없다는 비관론까지 나왔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치고나갈 수 있는 기회다. 잠깐 한눈팔면 경쟁에서 뒤처지는 게 소프트파워 시대다. 우리에게 그만큼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뜻이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과감한 혁신이 요구된다. 교육부터 바꿔야 한다. 암기 위주 일방적 교육으로는 곤란하다. 미래 인재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SW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가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청년인재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SW를 무기로 창업에 도전해야 한다. 성공은 이어나가고, 실패는 자산 삼아 재도전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와 SW 전문업체도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10년 넘게 정부 SW 지원정책이 이어졌지만 SW 산업 글로벌화는 여전히 요원하다. 정부는 과거 예산 투입형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생태계 기반 조성에 주력해야 한다. 중소 SW 업계는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부족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선택,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힘들고 어렵다고 포기하기에는 SW 중요성이 너무 크다. SW 제로섬게임, 우리가 강자가 돼야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