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사무장 병원과 면대약국 - 면허대여와 요양급여환수의 딜레마>

법률칼럼 <사무장 병원과 면대약국 - 면허대여와 요양급여환수의 딜레마>

yk법률사무소 김범한 변호사

최근 몇 년간 비의료인이 의료인의 명의를 빌리거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통해 의료기관을 개설해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무장뿐만 아니라 의료인도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피해자로 한 사기죄로 기소가 돼 형사처벌 및 행정처분을 받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약사 면허를 대여 받아 약사 면허가 없는 자가 약국을 개설 및 운영하는 면대약국에 대하여도 광범위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무장병원과 마찬가지로 형사처벌 및 행정처분이 이루어지고 있다.

면대약국과 사무장병원은 그 특성상 엄격한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 억 원의 부당이득 환수처분을 받게 됨으로써, 사건이 한번 연루되면 사실상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 전 재산을 날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면대약국 및 사무장병원의 경우 면허의 대여가 이루어졌을 뿐, 실제로는 의사가 진료를 하고, 약사가 약을 처방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다른 병원 및 약국과 큰 차이점이 없다. 다만, 우리 의료법 및 약사법 체계상 의료기관 및 약국의 개설에 엄격한 자격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반하는 경우에는 이를 모두 불법적인 의료행위로 정의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전체를 환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법이 의료기관 및 약국의 개설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기관에 대해 공공성을 부여하고, 병원과 약국이 상업적으로 변질돼 국민의 건강권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이며, 과잉진료 및 과잉처방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사무장병원 및 면대약국의 경우 이러한 부작용이 크다는 판단 하에 이를 금지하고, 지급한 요양급여비용을 전부 환수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무장병원이나 면대약국으로 의심을 받는 대부분의 병원이나 약국의 경우 실제로는 사소한 개설에 있어 절차적인 문제가 있을 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업적으로 운영된다거나 과잉진료 및 처방을 하고 있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일반 국민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약사에게 약을 처방받아 과잉진료 등의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경우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무조건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환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단지 의사나 약사에게 돈을 빌려준 경우 및 이중개설이 문제되는 경우에 있어서도 이를 포괄적으로 사무장병원 및 면대약국으로 보고 환수를 하는 등 무분별한 행정처분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마치 정말 병원과 약국이 국민들을 기망해 재물을 편취한 것처럼…

더욱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5항에 의하면 “요양기관이 가입자나 피부양자로부터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경우 공단은 해당 요양기관으로부터 이를 징수하여 가입자나 피부양자에게 지체 없이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공단은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수한 금원 중 본인부담금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국민에게 지체 없이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과연 국민들에게 이를 돌려주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어쩌면, 사무장병원 면대약국과 관련해서 정말 부당이득을 하고 있는 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아닐까?

이뉴스팀 e-new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