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사명을 ‘카카오’로 바꾼다.
임지훈 대표 체제 이후 사명변경으로 인터넷 시대 ‘다음’ 이미지를 벗었다. ‘카카오’는 모바일에 집중하는 ‘모바일 온리’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1일 다음카카오는 오는 23일 제주 본사에서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임지훈 단독대표 선임과 함께 회사명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양사 합병 후 1년 만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합병 전 두 회사 이름인 ‘다음’과 ‘카카오’를 물리적으로 나란히 표기한 다음카카오라는 사명으로는 기업이 나아가려는 방향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 머릿속에 새겨진 카카오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모바일 변화를 주도하겠는 전략이다. 지난해 10월 합병 이후 대부분 신규 서비스에 카카오란 이름을 단 것도 모바일 전략 차원에서 비롯됐다.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샵검색, 카카오TV, 카카오택시 등 모바일 서비스 대부분에 카카오란 명칭을 붙여왔다.
9월 이후 하반기 전략도 모바일에 초점을 맞췄다. 다음카카오는 교통, 쇼핑, 금융,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바일과 연계한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고급 택시 호출 사업을 비롯해 쇼핑 분야에서 모바일 주문 결제 서비스 ‘카카오오더’, 모바일 쿠폰 발급 서비스 ‘카카오톡 타임쿠폰’을 속속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해 이달 말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연내 카카오톡으로 고지서를 확인하고 카카오페이로 요금을 납부하는 모바일 공과금 결제 서비스도 시작한다. 모두 모바일에 중심이 실린 사업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격언처럼 10월 대대적 인사이동도 예고됐다. 오는 23일 임시주총에서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차기 단독 대표로 선임한다. 다음카카오가 전면에 카카오와 35세 젊은 대표를 내세운 것은 젊은 감각으로 모바일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내부 조직개편 및 과감한 핵심전력 재배치가 예상된다. 이는 합병 초기 김범수 의장이 속도경영을 강조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합병 전부터 김 의장은 “치열한 비즈니스 경쟁 환경에서는 과감한 결정이 가능한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하다”고 늘 강조해 왔다. 다음 시절 이사회 체제나 공동대표 체제가 수평적이고 다양한 의견 수렴이 가능하지만 IT업계 핵심 경쟁력인 ‘속도’에서 약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수평적 의사결정은 리더십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우며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구조다 보니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카카오’ 조직이 일사불란한 명령체계로 전환되며 미래 전략 사업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임을 의미한다.
PC 포털, 다음 앱 등 서비스 브랜드로서 다음은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변경되는 사명에 따른 새로운 CI 디자인도 조만간 선보인다. 다음은 지난 1995년 설립해 올해로 21년째다. 1997년 무료 이메일 서비스 한메일을 내놓으면서 대표 인터넷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이후 199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네이버와 함께 인터넷 포털 시대를 주도해 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