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레이저추적(SLR:Satellite Laser Ranging) 시스템은 레이저를 이용해 인공위성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SLR 시스템은 지상에서 레이저가 발사될 때의 시간과 인공위성에 장착된 레이저 반사경에 반사돼 되돌아오는 레이저 도착시간을 측정해 왕복 비행시간을 구하고 이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한다.
현존하는 인공위성 추적 시스템 중 가장 우수한 ㎜ 수준 거리측정 오차를 가지고 있다. 인공위성 정밀궤도 결정, 지구물리 및 우주측지 등 지구과학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20여개 나라에서는 이미 다수 SLR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50여개 SLR 관측소가 국제레이저추적기구에 가입해 활동 중이다.
SLR 시스템은 전자 및 광학기술 발달로 1000㎞ 상공 레이저 반사경조차 없는 5㎝ 크기 우주 잔해물 추적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레이저 출력에 따라 우주 잔해물 제거나 인공위성 요격무기로 전향돼 사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조심스럽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미항공우주국(NASA)은 달정찰궤도탐사선(LRO:Lunar Reconnaissance Orbiter)에 SLR 시스템을 적용, 처음 실용화했다.
SLR 시스템은 지구과학 분야 이외에 우주 잔해물 추적, 레이저 통신, 시각동기, 달 및 행성 탐사선 추적 등 우주개발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활용 분야가 확장되면서 국제적으로 관련 기술개발에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지구과학 연구 및 우주감시를 위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40㎝급 이동형 및 1m급 고정형 SLR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 국내 독자기술로 40㎝급 이동형 SLR 시스템을 개발해 2013년 우리나라 반사경 탑재 인공위성인 나로과학위성 및 다목적실용위성 5호 레이저 추적에 성공했다.
고정형 SLR 시스템은 고도 3만6000㎞ 상공에서 반사경을 장착한 인공위성까지 레이저 추적이 가능하다.
지난 50여년 동안 SLR 시스템은 지각 움직임, 지구 좌표계, 지구 극운동, 지구와 맨틀의 상호작용 및 지구 조석력 등 지구과학 연구를 위해 국제 관측망을 형성해 최상의 데이터를 제공해왔다.
최근 중국이 자국 인공위성 미사일 요격과 이리듐(Iridium) 및 코스모스(Cosmos) 인공위성 충돌로 지구를 공전하는 우주 잔해물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크기가 10㎝ 이상 우주 잔해물은 3만여개, 1㎝ 이상은 74만여개나 된다.
급격한 우주 잔해물 증가는 국가적 우주자산인 인공위성 및 우주여행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여러 차례 우주 잔해물과 충돌회피를 위해 움직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0년까지 20여개 인공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우주 잔해물에 의한 인공위성 충돌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정형 SLR 시스템은 이러한 우주 잔해물로부터 국가적 우주자산을 보호하고 감시하기 위해 레이더 및 전자광학 시스템과 연계해 국가적 우주감시 체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SLR 시스템은 레이저, 광학, 센서 및 제어계측 분야 첨단 복합기술을 바탕으로 지구과학 연구, 우주감시 및 국가 우주개발을 위한 중요한 인프라와 기반기술을 제공한다.
국가 차원에서 SLR 관련 기술개발에 지속 투자와 함께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투자가 필요한 기술이다.
임형철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SLR그룹장 hclim@kas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