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고민 깊어져... G20 회의에서도 논의될 전망

지난 2월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기념 사진
지난 2월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기념 사진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며 금리인상 결정을 앞둔 미국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은 이달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져 왔다.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 7월 5.3%로 낮아졌다.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3.7%로 나타났다. 현재 0%인 기준금리를 올릴 때가 왔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증시 폭락을 보인 중국발 리스크에 금리인상 전망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장은 “9월 금리인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반면에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장은 “금리인상 여건이 일정부분 충족된다”며 “인상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 여부는 오는 16일부터 이틀 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결정된다. 회의 결과는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터키에서 열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는 미국 금리인상 여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서 신흥국은 선진국 금리인상을 견제하고, 선진국은 신흥국에 구조개혁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등 신흥국은 중국발 경제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미국 금리인상을 막기 위한 강력한 요구도 기대된다.

라구람 라잔 인도 준비은행총재는 지난달 말 “불안이 있을 때 금리를 인상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국 금리인상이 신흥국 자금 유출을 촉발할 것이란 의미다. 실제로 지난 201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금융완화 정책 축소를 시사한 발언을 하자 신흥국에서 많은 자금이 빠져나가며 세계 경제가 흔들린 바 있다.

선진국은 신흥국에 시장 자금 유출을 막을 적극적인 구조개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자금 유출이 선진국 주식 시장 하락은 물론이고 세계 전체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논점을 미리 제시하면서까지 신흥국에 구조개혁을 강력히 촉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