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플러스’를 내놓으면서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삼성페이’를 동시 출시했다. 금융·통신·인터넷 시장 최대 화두 중 하나인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출함과 동시에 애플페이와 정면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페이에는 미국 전자결제 스타트업 ‘루프페이’의 마그네틱보안전송기술(MST)이 탑재됐다. MST는 기존 마그네틱 방식 결제 단말기에 사용할 수 있다. 별도 단말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삼성페이에 ‘범용성’이라는 최대 무기를 안겨줬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출시를 위해 지난해 8월 비자, 싱크로니와 루프페이에 투자했다. 이어 지난 2월 18일(현지시각)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당시 발표로 출시도 전에 삼성페이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고조됐다.
일각에서는 마그네틱 카드가 점차 사라지는 추세에 MST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마그네틱 카드를 사용하는 가맹점은 많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에서 근거리통신(NFC) 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상점은 20%에 불과하다. NFC는 삼성전자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애플페이에 사용하는 기술이다.
반면에 MST 기술을 쓸 수 있는 상점은 여전히 80%를 웃돈다. 게다가 삼성페이는 NFC까지 지원한다. 다시 말해 미국 대부분 상점에서 삼성페이로 결제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루프페이 인수가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통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다. 일단 시장을 확보하면 결제 기술이 달라지는 데 따른 대응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삼성페이 사용자가 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도 동시에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수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해외 M&A 현황 및 발전 과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루프페이 인수는 가시화된 신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단기간에 확보해 신사업 분야, 미래 유망산업에 효과적으로 진출한 성공적 해외 M&A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