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 전통 이야기 소재를 현대적 해석과 기술로 재구성한 융합 콘텐츠에 140억원을 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우수 지역 대표 콘텐츠 과제에 내년에 140억원을 지원해 세계적인 콘텐츠로 발돋움시키겠다고 6일 밝혔다. 지역 콘텐츠 산업을 글로벌 상품으로 만드는 글로컬 사업 일환이다. 올해 처음 마련돼 내년 7월까지 1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 대비 40%가 늘었다.
민간 개발과제에 정부 지원 예산을 줄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문화부가 내년 지역콘텐츠 사업에 예산을 크게 늘린 것은 지역과 수도권 간 콘텐츠 균형 발전은 물론이고 전통과 지역기반 이야기로 우리 콘텐츠 산업을 더욱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후반기 과제로 내건 문화융성과도 연관이 깊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6일 대국민 담화와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화융성’을 강조하면서 전통문화 가치 재해석과 산업적 활용,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컬 콘텐츠를 국민은 물론이고 해외에 알리기 위한 박람회도 열린다. 다음 달 7일부터 사흘간 일산 킨텍스에서 22개 과제를 중심으로 지역 콘텐츠를 알리는 글로컬 콘텐츠 페어를 열 예정이다. 지역콘텐츠 발굴뿐만 아니라 이를 상품화하는 데도 지원에 나선 셈이다.
22개 선정 과제는 지난 3월 말 지역별 예선을 거쳐 제출된 99개 과제 중 지역산업과 연계해 발전할 수 있는 지역 대표 콘텐츠다.
강원도 춘천을 배경으로 하는 창작애니메이션, 경북 안동에서 제출된 안동 하회탈 소재 넌버벌 퍼포먼스 ‘탈’, 인천 개항장 역사적 모습과 근대문물을 기술, 역사, 이야기를 융합해 풀어낸 ‘인천근대역사문화 기반 체험형 융합 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꽉잡아’는 청소년 이야기를 소재로 다룬다. 기존 매체를 탈피해 웹, IPTV 등을 통해 유통을 할 예정이다. 이미 중국 상하이 신동커뮤니케이션과도 공동투자 계약을 완료한 상태로 제작이 임박했다.
안동 지역 퍼퍼먼스 ‘탈’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 상설 공연으로 안동 지역에서 50여회 공연과 인도네시아, 중국 등 해외에서도 10여회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탈을 캐릭터 상품으로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다. 인천 개항장은 역사적 사실에 이야기 요소와 증강현실,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재미있는 체험형 콘텐츠로 개발할 예정이다.
전주 지역 대표 명소인 한옥마을 전동성당을 배경으로 멀티미디어 쇼가 만들어지고 아름다운 섬 제주를 지켜나가는 꼬마해녀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아이엠몽니2’가 제작돼 관광상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강수상 문화부 문화산업정책과장은 “최대 1개 사업당 10억원을 지원함과 동시에 지역에서도 함께 자금을 지원하는 매칭방식”이라며 “지역과 현대기술이 합쳐진 콘텐츠를 세계적 사업으로 키우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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