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기기·스마트그리드 분야 25개 대·중소기업이 전남 나주·광주혁신도시에 제조 설비 구축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에너지 분야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추구하는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오는 8일 글로벌 기업 ABB를 비롯해 LS산전과 누리텔레콤, 선도전기 등 25개 국내 기업과 합동 투자 협약을 맺는다. 전력·에너지분야 산학연 클러스터가 완성을 앞두게 됐다. 한전·한전KDN뿐 아니라 에너지밸리 1호 입주기업 보성파워텍을 비롯해 기초전력연구원·한국전기연구원 등이 모두 들어섰다.
LS산전은 600억원을 투자해 광주 도시첨단산업단지에 1만6000여㎡(5000평) 규모로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갖추고, 100명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LS산전은 1단계로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태양광발전용 전력변환장치(PCS) 시험·실증센터를 구축하고, 2단계로 전압형 직류송전시스템(HVDC)과 각종 직류(DC) 시험·실증센터를 추가 건립할 예정이다.
LS산전 관계자는 “도시첨단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한전과 전기연구원 등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투자도 확대된다. 스마트그리드 전문기업 누리텔레콤은 약 100억원을 투입해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제조센터를 짓는다. 서울 본사와 송도 신도시에 분산돼 있던 생산시설을 나주 제조센터로 통합해 국내외 수출용 원격검침인프라(AMI) 기술 개발과 생산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전기업체 선도전기도 6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1만㎡(3000평) 부지를 확보해 원자력·화력발전소와 변전소용 각종 가스절연 개폐장치, 가스절연 부하개폐기 등 한전 공급용 전력기자재 전문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케이비엠, 금원전기솔라텍, 남부파워텍 등 여러 중소·중견기업도 빛가람 에너지밸리에 직접 투자한다.
글로벌 기업으로 유일하게 ABB코리아도 투자 협약에 참여하고, HVDC 등 기술협력을 위한 구체적 시설 투자 규모를 저울질 중이다.
한전은 에너지밸리 성공적 조성을 위해 지자체·유관기관과 협력해 기술 선도형 에너지기업을 적극 유치하는 한편, 산학연 R&D분야 집중 투자와 첨단 에너지 사업 집적화를 꾀한다. 지난달에는 한국전기산업진흥회와 동반성장 투자 재원 300억원 등 5년간 500억원을 조성해 중소기업 우수 기술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광주 전남공동혁신도시에 기업이 잇따라 투자를 결정하면서 에너지밸리 조성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며 “이번 25개 에너지 기업 투자협약이 추가 투자유치를 끌어오는데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이 같은 투자 열기를 몰아 오는 10월 1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와 나주혁신도시 본사 일원에서 여는 우리나라 첫 전력·에너지 국제전시회인 ‘빛가람전력기술엑스포(BIXPO)2015’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방침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