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공습에 이은 경기전망 우려로 악화된 차이나 리스크가 국내 증시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어 당분간 주가 흐름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달 4일부터 최근 한 달간 주가흐름을 보면 코스피가 7.00%, 코스닥이 10.90% 하락하는 등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위안화 평가절하 등 중국발 주요 이슈가 잇따라 터지면서 주요 IT기업과 통신서비스기업 주가도 꾸준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소비재기업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높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수혜주인 자동차가 일부 상승했지만 대다수 대형주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4.17%, 기아차가 14.50% 오르며 수출주를 주도했다.
주요 ICT기업의 8월 4일 이후 한 달간 주가흐름을 보면 삼성전기가 10.14%, LG이노텍 9.40%, LG디스플레이 6.21% 등 일부 종목만 상승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수동부품업체로 성장세가 높아 최근 하락장에서도 꾸준히 지수가 오르고 있다.
반면에 삼성전자, LG전자는 대외 영업 부진 장기화로, SK하이닉스는 PC용 D램 가격 급락으로 주가가 바닥권에 있다. 내수 통신서비스주인 SK텔레콤, KT 등은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폭이 낮았다.
이는 중국 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 부진 등의 영향도 있지만 국내 증시 자체가 미국 금리 인상 이슈로 지수 전체가 빠지고 있는 탓이 크다. 외국인에 이어 기관까지 주식을 파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4일까지 22거래일째 팔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존재하는 2003년 8월 이후 역대 세 번째로 긴 외국인 연속 순매도 기간이다. 외국인이 주식을 계속 내다파는 이유는 미국 금리인상이 코앞에 닥쳤다는 반증이 된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앞으로 2주밖에 남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지난달 1800선까지 밀렸다 1940선까지 반등하는 동안에도 기관이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외국인은 관망세였다”며 “너도나도 이달 중순 열릴 FOMC 회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연준 관계자 말 한마디에 세계 주가가 요동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시장 심리를 개선시킬 정부 정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투자자 불안감은 더하다.
여기에 9월 들어 국내 기관도 팔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시장이 더 출렁이고 있다. 그동안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열중하던 기관투자자가 대거 매물을 쏟아내며 충격을 배가시키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FOMC에 대한 불확실성이 연장되고 있어 이달 중순까지는 이런 흐름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은 계속 팔수밖에 없고 기관 방어는 기대하기 어려운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ICT기업 주가 수익률 현황 (단위:%) / 자료:에프앤가이드>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