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롤러코스터’ 국제유가…韓 정유·석화업계 대응은?

[이슈분석]‘롤러코스터’ 국제유가…韓 정유·석화업계 대응은?

미국 원유공급 증가와 이란 핵 타결 등에 따른 원유가격 하락으로 우리나라 정유업계 재고평가손실이 불어날 공산이 커졌다. 중국 경기둔화와 중동 정제설비 증설에 따른 석유·석유화학제품 공급 과잉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함에 따라 정유·석유화학업계 하반기 실적은 또다시 어려운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정유·화학업계는 원유 도입 다변화 등 경제성 있는 원유를 적극 확보하고 정제·공급 비용 절감 등 원가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쏟고 있다. 유가가 저점이라고 판단될 때 장기 도입 물량 비중을 줄이고 스폿 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파생 투자 비중도 늘리는 등 도입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SK이노베이션은 신속한 위기 대응을 위해 생산설비 가동률 조정, 각 설비 운영에 최적화된 긴급 원료 도입 등 오랜 검토와 결재 단계를 거쳤던 업무를 원스톱 처리 프로세스로 바꿨다. 긴급 대응력을 높이려는 조치다.

원유가격이 50달러대에 접어드는 일시적 가격 하락기에 고도화 설비 원료로 사용하는 중질유 긴급 외부 도입을 결정하고 즉시 시행해 제품 생산 원가를 낮추는 결과를 얻었다. 화학 공정 원료로 사용하는 나프타 대신 하절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용이한 LPG를 도입해 에틸렌·프로필렌 등 화학제품 생산 경제성을 높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함께 다각적 비용 절감 노력, 자산효율화로 수익구조·재무구조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원유 수입 다변화를 추진해 온 결과, 멕시코산, 북해산, 서아프리카산, 미국산 콘덴세이트를 들여오는 등 도입처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정유 사업 간 시너지를 내고자 지난해부터 석유화학사업본부와 윤활유사업본부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기업 외부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양 사업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에쓰오일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2000억원 규모 대대적 설비투자를 진행하면서 생산원가 절감에 나섰다. 지난해 유가가 폭락하자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기 위한 방안으로 생산원가 절감 투자에 나선 것이다. 공장 시설개선 투자로 에너지·열효율 향상을 위한 조치와 생산 설비 효율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익 개선 사업도 추진해 제품 생산 시 부가가치가 큰 제품 생산성을 높이는 개선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값싼 벙커C유보다 마진이 좋은 휘발유 생산 수율을 높이는 것과 같은 최적화 작업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실적이 잘 나온 이유가 정제마진 개선 영향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공장 시설 개선·이익 개선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제품 수출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원유·제품 재고를 평소 80~85% 수준으로 줄이는 등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산공장에서는 공장 운영 효율성 증대를 위해 모든 엔지니어가 참여하는 아이디어 발굴회의를 격주로 열고 있다. 팀별로 2주 동안 검토했던 공정 개선, 원가 절감 방안을 발표하고 선정된 방안은 즉시 현장에 적용한다. 일례로 각 공정에서 쓰고 남는 열을 버리지 않고 모아 다시 열이 필요한 공정으로 보내주는 폐열회수 시스템을 구축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원료가격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석유화학업계는 당장보다는 향후 유가가 다시 올라가는 상황 대비에 초점을 맞췄다. LG화학은 저유가, 환율 상승 등 어떤 경영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R&D 강화와 기술기반 사업 확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 미래 준비에 초점을 맞췄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