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는 모바일 시장을 정리하는 계기로 작용해 화웨이에 긍정적인 일이다.”
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리처드 위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대표는 중국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년 화웨이 매출이 30%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020년 세계 1위 스마트폰 기업 도약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화웨이는 중국 경기 침체로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리처드 위 대표는 “현재 (모바일) 시장에는 너무 많은 경쟁자가 있다”며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사양 스마트폰 판매전략을 수립했다.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선보인 845달러(약 101만원) 가격 메이트S가 대표적이다. 메이트S는 화웨이 스마트폰 중 가장 비싸다. 그는 “중저가 상품에서 탈피해 고사양 스마트폰을 내놓을 단계”라며 “더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고 그 결과 더 많은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트S는 한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 축소할 수 있는 터치 기술이 특징이다. 화웨이는 올해 메이트S 수백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통신장비업체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로 발을 넓힌 화웨이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삼성전자를 제쳤다. 상반기 화웨이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한 4820만대에 달한다. 같은 시기 샤오미는 3470만대를 판매했다. 올해 화웨이는 4억2500만대 스마트폰을 출하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화웨이 매출은 280억달러(약 32조9532억원)로 작년 동기 1358억위안보다 30% 증가했다.
다만 화웨이를 둘러싼 도청 파문은 넘어야 할 과제다. 2012년 미 의회 보고서에 화웨이 통신 장비가 중국 정부 도청 수단으로 쓰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IDC에 따르면 화웨이 미국 점유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화웨이는 향후 5년 안에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리처드 위 대표는 “사람들이 애플 신제품을 기다리는 것처럼 미래에는 화웨이 신제품 출시를 기다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 회사 DNA와 맞지 않는 2인자는 되고 싶지 않다”며 “1등을 원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