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구글과 IBM의 특허담당자가 서울서 개최된 국제특허정보박람회(PATINEX 2015)를 찾았다. 4년만에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성공한 구글과, 21년째 미국 내 특허 출원 1위를 이어오고 있는 IBM의 특허 전략이 소개됐다. 이들의 발표와 토론, IP노믹스와의 인터뷰를 한데 묶었다.
“모두가 특허 게임의 참여자다.”
나이젤 수 구글 특허운용 총괄담당과 스티브 조로프 IBM 아태지역 지식재산(IP) 라이선싱 총괄담당이 입을 모았다. 산업간 융합과 국가간 경쟁이 확대되면서 특허 ‘게임’이 항상 길목에서 기업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구글 담당자는 특허의 중요성을 확산시키고 효율을 꾀한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IBM 담당자는 IP의 강약점을 파악해 기업 전략과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나이젤 수 총괄은 2010년을 복기했다. 당시 전세계 수십개 업체가 특허를 앞세워 스마트폰 전쟁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선도 기업의 미국 내 연간 특허등록이 수천건을 기록하던 시점에 구글의 특허등록은 275건으로 99위에 그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구글은 특허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전쟁에서 특허가 적극 활용되는 모습을 보면서 구글은 강력한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섰다.
수 총괄은 구글 내에 경쟁심에 불을 붙였다고 밝혔다. 개별 성과를 공개하고 실시간 추적해서 상호 경쟁을 유도해 효율을 꾀했다는 것이다. 강력한 내부 저항을 만났지만 “임원진의 필요가 결국 이러한 우려를 상쇄했다”고 그는 밝혔다. 또 “데이터를 분석해 업무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효율화 방안도 모색했다”고 덧붙였다.
사내변호사가 외부 법무법인 문서를 검토하는데 업무시간의 80%를 할애하던 것을 절반 이하로 줄인 것이 대표적이다. 대신 내부 인력은 가장 중요한 업무에 주력토록 만들었다. 특허 역시 A급에서 C급으로 분류해 투입하는 시간과 비용을 최적화했다. 이러한 변화 끝에 작년 구글의 특허등록은 2900건으로 6위를 기록했다.
IBM의 스티브 조로프 총괄은 “우리가 어떠한 IP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P 유지에는 소송 등으로 인한 비용이 발생하고, IP로 수익을 창출하려 들 경우 자신의 강약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등의 일련의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로프 총괄은 IP 수익화를 계획해도 정량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연매출이 1000억달러에 달하는 IBM도 연구개발에 60억달러를 투자하지만, 여기서 얻는 직접적인 수익은 10억달러에 미치지 못한다고 그는 말했다.
대신 “IP는 궁극적으로 제품과 서비스 개선에 기여해 매출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 “IP 포트폴리오가 강화되면 IP를 시장에서 거래하고 기업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행동의 자유’가 커진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4년간 IBM은 연평균 2000개의 특허를 판매했고, 2000개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때문에 IBM은 ‘유연한’ 인센티브 제도로 직원들이 적극적인 특허 출원에 나서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제품 차별화와 보호를 위해 특허를 기업 전략 차원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P노믹스=이기종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