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으로는 중국 가전제품이 한국 것과 95% 혹은 아예 똑같을 수도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 가전은 중국이 훨씬 빠르게 구현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중국은 절대 기술적으로 뒤처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력에서 아직 우리가 우위입니다.”
국내 가전업계 종사자 말이다. 중국 성장세는 무섭다. 독일 베를린에서 4일부터 열린 IFA 현장에서 중국의 도전을 온몸으로 느꼈다. IFA 현장을 둘러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변화였다.
실제 올해 IFA에 참가한 1645개 기업 중 350개사, 5개 중 한 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전시면적 역시 15만㎡중 4만㎡로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1980년대 중반에 IFA에 입성한 후 역대 최대 규모고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수준이다.
자리만 많이 차지한 게 아니다. 기술 진화는 엄청난 속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내에서 이름이 조금이라도 알려진 가전 기업은 모두 스마트홈을 내세웠다. 하이얼 약진이 눈에 띄었고, 창홍, 하이센스 누구 할 것 없이 스마트홈이 대세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선전에는 우리나라 세운전자상가 같은 것이 2000개나 몰려 있어 콘셉트만 말하면 제품을 몇 달 안에 뚝딱 만들어낸다”며 “IoT 제품은 국내보다 훨씬 빠르게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은 한국 브랜드력이 우위지만 방심할 수 없다. 이들이 더 좋은 제품, 더 나은 기술로 시장을 앞서지 못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우리는 이제 기술을 넘어 ‘브랜드 프리미엄’을 더욱 강조해야 할 때다.
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공동 회장 말에서 힌트를 얻을 필요가 있다. 그는 “독일에는 ‘다른 엄마도 예쁜 딸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LG와 삼성이 내놓는 제품은 완벽하고 좋은 상품이다. 중국 기업도 상당히 공격적이고 성공적인 많은 상품을 생산한다. 그러나 우리는 소유하는 것 자체가 주는 자부심, 프리미엄을 제공한다.” 밀레의 자부심이 가전 명품 브랜드력이 아닐까.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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