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사내유보금이 현금이라는 건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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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업자가 과도한 사내유보금을 보유한 만큼 이통 기본요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본요금 폐지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8일 ‘바로알고 바로보는 가계통신비’에서 사내유보금 과다보유와 기본료 폐지 주장을 반박했다.

KTOA는 이통사 사내유보금이 현금보유액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역설했다. 누적이익에서 외부지출을 제외한 금액인 것은 맞지만, 일반적으로 재투자를 통해 설비 등 유·무형자산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KTOA는 “직장인 A씨가 1년간 월급 1억원을 모아 1000만원만 현금으로 두고 나머지 9000만원을 자동차나 주택을 구입하는 데 썼다면 ‘사내유보금’은 1억원이 된다”며 “하지만 실제 보유한 현금은 1000만원뿐”이라고 설명했다.

요금인하 여력을 의미하는 현금성 자산은 이통 3사를 통틀어 사내유보금의 10% 미만에 그치고 이마저도 운영자금이나 협력업체 자금결제에 사용하기 때문에 요금인하 재원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통3사 사내유보금 및 현금성자산 추이
이통3사 사내유보금 및 현금성자산 추이

실제로 전자공시 사업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 3사 이익잉여금은 21조5000억원이지만, 현금성 자산은 1조2000억원으로 5.7%에 불과했다. 현금성자산 비율도 감소 추세다.

KTOA는 “사내유보금을 기준으로 요금인하 여력을 평가하는 것은 기업 영업의 근간인 각종 유무형 자산을 매각하라는 얘기”라며 “사내유보금 개념을 오해한 비현실적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기본료 폐지 주장에 대해서도 현재 일반화된 ‘통합요금제’에는 기본료 개념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과거에는 기본료와 통화료 개념이 나뉘어 있었으나, 현재는 월 정액제 개념의 통합요금제가 대부분이어서 기본료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초기 투자비 회수가 완료됐으니 기본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포퓰리즘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통 산업은 막대한 초기투자 대비 낮은 요금을 설정한 뒤 오랜 기간 이를 회수하고 그러면서 신규서비스에 투자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KTOA는 “이통 산업은 설비 구축부터 철수까지 소요되는 비용뿐만 아니라 망 고도화에 필요한 비용을 장기간에 걸쳐 이용자가 분담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를 거부한다면 서비스 초기 높은 요금 책정이 불가피하고, 이통 산업 발전도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