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우리 기업에 ‘난공불락’으로 일컬어진다. G7(선진 7개국) 중 TV 세계 1위 삼성전자와 자동차 세계 5위 현대·기아차는 TV와 자동차를 팔지 않는다. 높은 자국 브랜드 자부심과 ‘잘라파고스(Jalapagos)’라 불리는 일본 특유 제품 환경 때문이다.
일본시장 문이 열리고 있다. ‘기술’과 ‘끈기’로 어려움을 넘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던 한국제품과 브랜드 저평가를 극복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들고 있다. 일부 제품은 누구나 갖고 싶은 ‘명품’ 반열에 올랐다.
LG전자는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전자대국에 파란을 일으켰다. 세계 최초 올레드 TV를 만든 일본이 하지 못한 대형 울트라 올레드 TV로 화질에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를 매혹시켰다.
휴맥스는 일본 케이블TV 셋톱박스 시장에서 최고 40% 점유율을 기록하며 디지털 시대 일본 가정 네트워크를 책임지고 있다. 불황과 동일본 대지진, 까다로운 제품 규격을 모두 감내하며 일군 성과다.
이오테크닉스는 일본 반도체 장비업계 높은 진입장벽을 기술력으로 극복해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1.5배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 협력사로서 검증받은 업계 경쟁력을 일본에서 펼쳤다. 수입품에 치명적인 엔화 약세를 가격인상이 아닌 원가절감 노력으로 극복했다.
이들의 경험은 일본이 더는 어려운 시장이 아님을 뜻한다. 정혁 KOTRA 일본지역본부장은 “일본업계도 한국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 우리 기업 경험은 일본 진출 성공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도쿄(일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