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필하모닉 교향악단이 가상현실(VR)로 클래식 음악을 대중에게 전달한다.
LA필하모닉 교향악단이 최근 삼성 기어 VR, 오큘러스 리프트 등 가상현실 기기를 활용해 베토벤 교향악을 대중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쿼츠 등 주요 외신이 9일 전했다. 악단은 최근 LA 수도권 인근에 사는 고전음악 팬들을 초청해 6개의 오큘러스 리프트 기기를 제공, 이를 시연했다.
LA교향악단은 오는 11일(현지시각)부터 10월까지 열리는 ‘불멸의 베토벤’ 행사에서부터 베토벤 교향곡을 즐길 수 있게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시작한다. 앱은 오큘러스 리프트와 삼성 기어 VR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에이미 세이덴웜 LA필하모닉 대변인은 “사람들이 월트디즈니콘서트홀을 찾지 않는 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며 “가상현실로 이런 장애를 극복해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클래식을 전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현실을 통해 선보일 곡은 베토벤 교향곡 5번이다. 앱은 가장 좋은 자리로 분류되는 지휘자 바로 앞에서 녹화된 3차원(3D) 영상과 오디오로 서비스된다. 녹음은 프렝크 게리가 설계한 월트디즈니콘서트홀에서 진행됐다. 두 대 카메라와 고프로 카메라 14대가 동원됐다. 40개 마이크가 설치돼 영상과 음악을 담았다. 캐나다 인터랙티브 에이전시 업체 시크릿로케이션이 곡에 시각적 특수 효과를 덧입혔다. 가상현실 기기만 쓰면 굳이 공연이 열리는 곳을 찾지 않더라도 실시간처럼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악단 측 설명이다.
에이미 세이덴월 대변인은 “우리는 3D 오디오에서 음악을 녹음했다”며 “가상현실 속 공간에서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각각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람들이 교향악단 특정 섹션을 당겨 보거나 카메라 보기 사이를 바꾸는 등 진보된 기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와이어드는 교향악단 행보가 클래식 대중화를 꾀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규모 녹화 작업이 필요해 비영리기관으로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미 세이덴월 데변인은 “사람들은 앱을 활용해 교향악단 연주를 드넓은 공연장을 독차지하고 마치 ‘혼자’ 듣는 것처럼 즐길 수 있다”며 “이는 분명 특별한 기회”라고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