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공공 정보기술(IT) 구축 사업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도입을 장려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오픈소스 SW 도입을 권장하는 것은 국내 SW산업이 특정 외산 벤더에 지나치게 종속됐기 때문이다. SW 개발 원천기술이 없어 수년간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오픈소스 SW 도입을 활성화해 국내 SW 산업 현실적 한계를 해결하고자 한다. 글로벌 SW 벤더 시장 독과점을 개선하고 국내 상용 SW 육성 어려움과 SW 생태계 조성 대안으로 오픈소스 SW를 주목한다.
정부가 의도한 오픈소스 SW 모델은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혁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고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동전 양면과 같이 명암이 있게 마련이다. 오픈소스 SW 도입에는 창조경제 핵심으로 SW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근본 정책과 어긋남이 없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적 오픈소스 SW 도입 시 생기는 문제점도 파악해야 한다.
과거 오픈소스 SW는 커뮤니티나 오픈소스에 관심이 높은 특정 개발자 중심으로 발전했다. 최근 오픈소스는 특정 기업이 주도하고 제품 고도화를 진행하면서 SW 저작권과 지식재산권을 소유하는 일이 많다. 오픈소스라 부르지만 실제 모습은 열려 있지 않은 것이다. 이런 오픈소스 SW 도입은 정부 의도와 달리 또 다른 독점을 유발할 수 있다.
특정 오픈소스 SW는 유료 판매로 운영하면서 오픈소스 장점인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 제품 라이선스 비용을 부과하지 않아 초기 비용은 낮다. 그러나 업그레이드와 각종 유지보수, 서비스 명목으로 장기적으로 비용을 부과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오픈소스 전문가를 보유해야 하는 등 추가적 부담은 결국 상용 SW와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는 오픈소스 생태계 변화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오픈소스 SW 도입과 장려 정책 수립 시 국산 상용 SW 산업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정부 주도 사업과제나 사업 발주 시 오픈소스 특정 기업 주도 오픈소스 SW 우대 조항을 배제하는 등 국내 상용 SW와 ‘역차별’을 예방해야 한다. 국산 SW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SW 기술 종속 문제도 단순 오픈소스 SW 도입만 장려해서는 한계가 있다. 국내 SW 개발자와 개발사 커뮤니티 참여를 독려해 SW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SW 환경 개선과 함께 기술 종속성에서 벗어나도록 꾸준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사전적 의미로 오픈소스 SW는 ‘소스코드를 공개해 유용한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전 세계 누구나가 자유롭게 SW 개발·개량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픈소스 SW는 분명 명확한 강점과 가치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오픈소스 SW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오픈소스 SW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우리 IT 생태계 환경에 맞는 적절한 정책과 지원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상용 SW와도 건전한 경쟁과 생태계 조성으로 상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남봉진 티맥스소프트 전략마케팅실장 bongjin_nam@tma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