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해야 한다.” 헌법 123조3항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가 수많은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성장하는 중소기업은 손에 꼽기 힘들다. 그래서일까. 졸업생들은 대기업에 지원하기 위해 애를 쓰고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발을 동동 구른다. 정부에 몸담고 있는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은 결국 중소기업을 지킬 사람은 궁극적으로 중소기업밖에 없다고 발칙한 고백을 한다.
책은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위한 힐링서이자 안내서다.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단상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성공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기업인과 정부, 관련 기관이 알아야 할 내용을 5가지(변화, 도전, 열정, 소통, 상생) 주제로 이야기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는 성공으로 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에게는 중소기업이 나라 근간이라는 인식을 심어 준다. 저자가 피땀 흘리는 기업인들과 그 현장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었기에 가능했다. 굳이 원하지 않아도 수많은 성공과 실패 사례를 접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하나둘 쌓이는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법을 알게 됐다. 그는 성공 사례에서 ‘해야 할’ 것을, 그리고 실패 사례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요목조목 짚어낸다.
책은 오르지 않는 매출과 대기업 압박으로 지친 중소기업인에게는 ‘힐링’을 선사한다. 저자는자칫 지루하고 딱딱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각종 우화와 역사, 영화, 미술, 도서 등과 접목시켜 풀어낸다.
더불어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적 설명이 아닌 실무에 직접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을 제시한 것도 커다란 장점이다. 저자는 실제 여러 업체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기업인뿐 아니라 정부, 관련 기관 등 각각 주체가 고쳐야 할 점을 분명히 기술했다.
저자는 홀로 하는 일이 아닌 이상 어떤 일을 들여다보면 늘 쌍방 과실이 있기 마련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정부를 탓해야 할 때는 정부를 탓하고 기업을 탓해야 할 때는 기업을 비판했다. 어느 한편에만 치우친 반쪽짜리 해결이 아니라 각자 부분에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을 정리해 결국은 함께 바뀌어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정부에 속해 있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현실을 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저자는 책 말미에 또 한번 고백한다.
“이 책에서 그럴듯해 보이는 부분은 많은 경우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에서 역설적으로 추론해 낸 것일 뿐 현실은 책에서 보는 것처럼 단순하거나 드라마틱하지 않다. 오히려 많은 기업인들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 고된 생활을 하고 계실지도 모른다. 그런분들에게는 이 책 내용이 가슴에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시 ‘청춘’의 마지막 구절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드리고 싶다.”
“고개를 들어 희망이라는 파도를 탈 수 있는 한, 그대는 비록 팔십이라 할지라도 영원한 청춘의 소유자인 것이다.”
서승원 지음. 책나무 펴냄. 1만4500원.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