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제국기업 왜 강한가] <1> 구글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해결하는 거대한 생명체`

구글 본사가 위치한 미국 마운틴뷰. 방문객과 직원이 오가는 이곳 한쪽에 구글의 창작공간 ‘개라지(Garage)’가 위치했다. 기자가 방문한 시간에는 마침 구글의 파트너사를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

구글 본사에 위치한 창작공간 `개러지`에서 토론하는 사람들
구글 본사에 위치한 창작공간 `개러지`에서 토론하는 사람들

구글 직원과 파트너사 직원들은 이 공간에서 무엇이든 만들어 볼 수 있다. 작은 공구부터 3D 프린터까지 제작에 필요한 도구들은 대부분 갖춰져 있다. 일하다가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현실화해 볼 수 있는 공간을 사내에 갖춘 곳은 구글 외엔 찾아보기 힘들다.

개라지가 상징하듯이 구글은 창의적인 사고와 행동을 요구한다. 라즐로 복 구글 최고인적자원책임자(CHRO, 부사장)는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면 노동시간 대비 생산성이 높아진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직원의 자율적인 활동에서 나오는 때가 훨씬 많다”고 설명한다. 그는 “물론 채용단계부터 자율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뽑는다”고 덧붙였다.

구글 인사정책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때로는 실패하는 제품도 나오지만 그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세계 곳곳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구글어스, 구글 스트리트뷰를 비롯해 크롬북, 구글 글라스 등 파격적인 서비스가 구글에서 나올 수 있는 이유다.

창의와 자율을 강조하는 구글 방침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석인혁 구글 검색품질 분석가를 비롯해 한국인 엔지니어 네 명은 수년 전부터 시청, 구청 등 한국 공공기관 정보 개방을 위해 노력 중이다.

과거 대부분 한국 공공기관 홈페이지가 검색엔진 정보 수집을 막아놓은 것을 일일이 설득해 풀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개발자들이 본업과는 크게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성의를 다했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한국 공공기관 웹사이트 크롤링(웹에 분산된 문서를 검색엔진이 찾아내는 기술) 허용률은 2008년 50%에서 2015년 85% 수준으로 높아졌다.

석인혁씨는 “웹은 개방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한국의 공공기관에 실려 있는 좋은 정보에 이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글이 최근 심혈을 기울여 만드는 무인자동차(자율주행자동차)는 최근 재미있는 논란을 만들었다.

마운틴뷰 근처를 돌아다니는 이 자동차가 속도, 신호 등 정해진 규정을 너무 잘 지켜 교통사고나 체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피드백은 구글 프로젝트에 100% 반영된다.

구글은 이미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술에 따른 ‘고민거리’를 스스로 입증하고 해결하는 단계에 다다른 듯 보인다.

마운틴뷰(미국)=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