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주가 부담에 개인투자자 등돌려…액면분할 제도 개선 필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애플 주식은 우리나라 국민도 손쉽게 살 수 있지만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 주식은 사기 어렵다. 이유는 주당 가격차이다. 애플 주식이 10만원대라면 삼성전자 주식은 100만원이 넘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국내 초고가주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제약하고 자산 증식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내 상위 10개 고가주 평균 가격은 130만원으로 2분기 월평균 가계소득인 427만원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높다.

지난해 코스피 배당금 상위 20개사 및 초고가주 11개사의 배당금 총액은 코스피 시장 전체 배당금 13조3000억원의 45.1%인 6조원 수준이었는데 이 가운데 일반개인투자자가 가져간 금액은 9.5%에 불과했다. 고가주를 살 수 없는 개인투자자는 그만큼 배당 수익도 작아지는 것이다.

반면에 외국인투자자는 30.7%, 기관투자자 22%,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은 11.6%를 가져가 대조를 이뤘다.

김상민 의원은 초고가주에 대한 개인투자자 저변 확대를 위해 주식분할 유도책을 마련하고 지나치게 까다로운 절차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지난해 6월까지 모두 네 차례 액면분할을 실시해 주식 수를 늘리고 주가도 10만원대를 유지해 개인투자자에게 문호를 넓히고 있다. 반대로 국내 우량주 기업은 초고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주총 특별결의 절차상의 까다로움 △높은 주가에 대한 자존심 △주주관리 문제 등으로 주식분할을 기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상장·비상장기업을 막론하고 주식 액면가는 정관의 절대적 기재사항이며, 정관변경과 주식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의하도록 상법상에 명시돼 있다.

상장기업의 경우 주총 개최에 따른 비용 부담과 특별결의(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 및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 요건 등 복잡하고 번거로운 절차로 인해 액면분할의 신속한 추진이 힘든 상황이다.

김상민 의원은 “정부 정책인 배당을 통한 가계소득 환류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코스피 초고가주의 액면분할이 필요하다”며 “상장법인에 한해 액면분할 결정은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아닌 이사회 결의로 추진할 수 있도록 상법 또는 자본시장법에 특례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8월 12일 기준 주요 초고가주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황제주 주가 부담에 개인투자자 등돌려…액면분할 제도 개선 필요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