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들, 차세대 긴급 제동장치 표준 만든다... 의무 탑재 추진

자동차 업체들, 차세대 긴급 제동장치 표준 만든다... 의무 탑재 추진

세계 주요 완성차 업계가 차세대 자동 긴급제동장치 표준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에어백, 안전벨트처럼 의무 탑재가 추진되면서 관련 부품 업계 수혜가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가 미국 규제당국과 미래 차량에 적용될 긴급제동장치 기술을 표준화하고 향후 자동차에 기본 적용하는 데 합의했다고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발표를 인용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힘을 모으는 주요 자동차 업체는 아우디, BMW,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마즈다, 다임러AG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도요타, 폴크스바겐, 볼보 등 10개사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체 판매고 57%를 점령했다. 이들은 다음 달부터 미 규제당국, IIHS와 함께 신차와 트럭에 적용될 자동 긴급제동장치 기술 표준 마련에 착수한다.

자동 긴급제동장치 기술에는 카메라, 충돌 감지용 레이저·레이더 등 차량용 센서가 다수 활용된다.

IIHS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 긴급제동장치는 향후 발생할 사고를 줄여 자동차보험 청구 건수를 최대 35%가량 줄일 수 있다.

앤서니 폭스 미국 교통부 장관은 “지금까진 충돌 시 탑승자를 보호하는 데 집중했지만 향후 충돌 자체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방점을 둘 계획”이라며 “우리는 차량 안전성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같은 기술이 옵션이나 가장 비싼 모델에만 적용되게 된다면 소수 미국인만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 긴급제동장치는 최근 자율주행차량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른 안전 시스템 제조사는 사각지대 및 출발선에 대한 교통 패턴과 경고 시스템을 기반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일명 ‘적응형 크루즈’ 등을 자사 시스템에 더하고 있다. 이 장치는 통상 값비싼 차량에만 적용된다.

앞으로 신차에 자동 긴급제동장치가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면 관련 부품 업계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 조셉 스팍 RBC캐피탈마켓츠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델파이오토모티브, 이스라엘 모빌아이 등 미래 차량 기술 보유사가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협약은 미국 자동차 안전 규제당국인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이 지난 1월 자동차 제조사들이 안전등급을 부여받을 때 프로그램에서 권장하는 첨단 안전 기능 목록에 자동 긴급제동장치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아드리안 룬드 IIHS 연구소장은 성명에서 “대부분의 충돌사고엔 운전자 잘못이 포함돼있고, 이 기술은 피곤하거나 산만한 운전자라도 항상 시스템이 경고를 해주기 때문에 이를 보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전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