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회째를 맞은 케이콘(KCON)은 세계 문화산업 중심지 미국에서 15만명을 웃도는 누적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세계 최대 한류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신형관 CJ E&M 방송콘텐츠부문 엠넷본부장(상무)은 케이콘을 총괄 지휘하며 한류 콘텐츠를 문화 중심지 미국에 확산시키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CJ는 2000년대 아시아 한류 열풍을 토대로 앞으로 문화산업이 제조업을 대체해 한국을 이끌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011년 미국에서 케이콘을 개최하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 구축했어요. 한류 문화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류 시장인 미국에서 인정받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신 상무는 한류 콘텐츠 사업이 기존 아시아 국가보다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자국 콘텐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 콘텐츠 쿼터제를 도입하거나 정치적 이유로 한류 콘텐츠 방영을 중단하는 아시아 국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케이콘 기획 단계에서 한국과 미국 간 거리, 언어 장벽, 낮선 문화 등을 장애 요소로 우려했다”면서도 “정작 현지에서는 유튜브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K컬처 수요를 확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 국가인 미국이 오히려 아시아보다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상무는 콘서트와 함께 제공하는 컨벤션 행사를 케이콘이 지닌 최대 강점으로 제시했다. 일회성에 그치는 일반 콘서트가 아닌 한류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종합 페스티벌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한국 화장법을 선보인 ‘겟 잇 뷰티’ 부스와 인기 아이돌 그룹 GOT7이 참여한 패션쇼에는 현지 관람객이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들어 눈길을 끌었다.
신 상무는 “문화 콘텐츠가 다른 산업 분야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시장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컨벤션을 확대하면 내년에는 더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케이콘 규모를 지속 확대해 핵심 글로벌 상생협력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 처음 진행된 뉴욕 케이콘 횟수를 늘리는 방안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새롭게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상품에 높은 관심을 보인 일본에서는 중소기업 참여를 늘려 컨벤션 행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신 상무는 “케이블TV가 지상파 방송 못지않은 콘텐츠 영향력을 지니게 되는 등 글로벌 문화산업 구조가 급변하고 있다”며 “문화사업은 부모 세대 제조업처럼 현 세대를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케이콘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사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