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답답하고 아팠을까...바다거북 생명 위협한 이것은?

코스타리카 바다에서 건져 낸 바다거북의 코를 꽉 막고 있는 것은 플라스틱 빨대였다. 생물학자들이 그대로 두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이 바다거북을 살려 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9일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인해 코가 막혀 죽을 뻔한 바다거북을 살려낸 생물학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태평양의 코스타리카 해안에서 바다거북을 태웠는데 뜻밖의 상황을 만났다. 사진과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바다거북의 왼쪽 코에 뭔가가 박혀있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이것을 바다거북에 뇌로 파고든 벌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분 후 이것이 전혀 다른 물질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해양생물학 전공자인 크리스틴 피그너 텍사스대 졸업생은 “우리는 생물학적 호기심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빼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은 벌레가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였다.

피그너는 버탤리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거북의 플라스틱빨대가 코 안에 그대로 박혀 있었다면 치명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 빨대는 거북이가 숨쉬고 냄새맡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거북이 처음에는 이 플라스틱 빨대를 삼켰다가 입안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식도로 가는 대신 입을 나와 코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생물학자들이 코스타리카 해안에서 발견한 바다거북의 코 안에 박힌 이물질을 빼내고 있다. 사진=유튜브동영상
해양생물학자들이 코스타리카 해안에서 발견한 바다거북의 코 안에 박힌 이물질을 빼내고 있다. 사진=유튜브동영상
바다거북의 코안에 들어있던 플라스틱 빨대.사진=유튜브
바다거북의 코안에 들어있던 플라스틱 빨대.사진=유튜브

연구진이 거북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 듯 보였다. 이들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당초 이들은 코스타리카 정부로부터 바다거북의 유전학적 연구를 위한 피부조직 검사 허가만을 받아놓은 상태였다. 따라서 어떤 해양생물도 자연상태에서 육지로 옮겨 오지 못하도록 돼 있었다.

규정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 거북을 바다로 돌려 보내 주어야만 했다. 치료를 위해 거북을 해안으로 데려와 X레이를 찍고 전문가의 치료를 받게 했다면 벌금을 물고 감옥까지 가게 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논란 끝에 배안에 있는 유일한 도구인 스위스칼에 달린 펜치를 사용해 바다거북 코안에 박힌 이물질을 제거하기로 했다. 거북은 이 과정에서 재채기를 해댔고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거의 10분간 조심스레 스위스칼 펜치로 이물질을 잡아당긴 결과 바다거북의 코에서 25cm~30cm길이의 플라스틱 빨대를 빼낼 수 있었다.

피그너는 이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4wH878t78bw)에 올렸다. 이들은 “우리는 바다거북의 기도를 요오드로 소독했고 바다로 돌려보내기 전에 잘 살펴 보았다. 코피는 빨대를 제거하고 난 후 생각보다 꽤 빨리 멈췄다”고 말했다

단 이틀 동안에 이들의 동영상 조회수는 20만을 기록했고 15일 현재 53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