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새 총리에 턴불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소속 자유당의 당 대표 선거에서 패배해 총리직에서 쫓겨났다.
취임 2년 만에 2번째 사퇴 압박을 받은 애벗 총리는 이날 실시된 선거에서 최대 적수로 거론됐던 말콤 턴불 통신장관(사진)에게 54대44로 패했다.
호주는 의원내각제로 집권 여당 대표가 총리를 맡고 있다. 따라서 이번 투표에서 승리한 턴불 장관은 29대 호주 총리에 오르고 애벗 총리는 사임이 불가피하게 됐다. 턴불 장관은 이날 투표에 앞서 통신장관직을 사임한 바 있다.
턴불 장관은 변호사이자 백만장자 은행가 출신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 짙은 애벗과 달리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자유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자 애벗 총리의 당내 신임을 묻는 투표를 요구했다. 그는 "애벗은 호주가 필요로 하는 경제적 지도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호주 기업들이 원하는 경제적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 지지율이 이대로 계속 추락하면 2017년 1월 총선에서 빌 쇼튼 노동당 대표에게 패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벗 총리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370편 실종과 MH17 편 추락, 시드니 카페 인질극 등 사건에 대해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지난 2월에도 신임투표가 실시됐지만 당시 애벗 총리는 찬성 61표, 반대 39표로 불명예 퇴진 위기를 넘긴 바 있다.